국민의힘 경선 투표율 50%대 돌파…주자들 “나에게 청신호”

2021.11.02 20:56 입력 2021.11.03 10:38 수정 유정인 기자

당원 투표 이틀째 뜨거운 흥행에 ‘투표율 해석 전쟁’ 이어져

홍준표 측 “불법 사례 속출”…윤석열 “네거티브 자제” 공방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충남 천안시 사직동 중앙시장에서 호떡을 사서 먹은 뒤 ‘엄지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일 부산역에서 ‘부산·울산·경남 시·도민에게 드리는 기자회견’ 도중 지지자가 주는 콜라를 건네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원 투표율이 2일 50%대를 돌파했다. 나흘간의 ‘결정의 시간’ 중 절반이 지난 시점에 이미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어느 주자에게 청신호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주자들은 “불법 선거운동을 한다”(홍준표 캠프) “네거티브다”(윤석열 캠프) 등 막판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부터 이틀간 당원 모바일 투표율이 54.49%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날 전체 선거인단 56만9059명 중 31만63명이 투표(43.82%)한 데 이어 이날 5만여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당은 3일부터 이틀간 당원 자동응답전화(ARS)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한 뒤 5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당원투표율은 이미 ‘역대 최고’이다. 18대 대선 경선(41.2%)과 19대 대선 경선(18.7%)의 투표율을 훌쩍 넘겼다. 당원 최종 투표율이 60%를 넘길 거란 전망이 많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박근혜씨가 맞붙은 17대 대선 경선의 70.8% 투표율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높은 투표율이 어느 쪽에 승기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9~10월 신규 당원 19만명이 대거 입당하면서 변수가 많아졌다. 윤 전 총장은 높은 투표율을 두고 “정권교체 열망이 크기 때문에 그렇게 나온 게 아닌가. 유불리를 언급하는 건 적절하진 않은 거 같다”고 말을 아꼈다. 윤석열 캠프 이상일 공보실장은 논평에서 “책임당원들 사이에서 ‘윤석열 태풍’이 불고 있다”며 “경선 투표율이 올라갈수록 윤 후보 득표율은 더 치솟을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투표율이 60%만 넘으면 당원(투표)에서도 홍준표가 압승하는 구도”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자신이 강세인 젊은층, 수도권 지역 신규 당원 표심이 더 반영될 거란 기대가 깔렸다. 홍준표 캠프 이언주 공동선대위원장은 YTN 라디오에서 “민심에서 홍준표 바람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당심이 쫓아가면서 열기가 이전된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중도 확장성을 강조하는 유승민 전 의원은 “(신규 당원) 상당수가 수도권이나 젊은층이 많이 들어왔다. 저한테 유리할 거라고 본다”(CBS 라디오)고 했다. ‘대장동 일타강사’를 내세우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 캠프의 박기녕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를 잡을 원 후보에 대한 당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주자들은 경선 막바지에 차별점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윤 전 총장은 충청을 방문해 “저 혼자의 정부가 아니라 국민의힘의 정부, 충북의 정부, 대한민국 국민의 정부가 되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삼(YS) 전 대통령 이후 부산·울산·경남이 배출한 또 한 명의 대통령이 되게 도와달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언론 인터뷰로 투표를 호소했고, 원 전 지사는 경기 성남 대장동부터 청와대까지 도보시위를 했다.

당원 투표를 두고 양강 주자들 간 신경전도 이어졌다. 홍준표 캠프의 안상수·이언주 공동선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특정 캠프의 불법, 탈법 등 부정선거 위반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윤 전 총장 측을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은 “그런 식의 네거티브 공격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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