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홀대’ ‘부실 검증’ ‘아빠 찬스’···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논란 확산

‘골프접대’ 이시우 전 총리실 서기관 공천 취소

‘호남홀대’에 전북 후보자 전원 사퇴 배수진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유일준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부실 검증, 호남 홀대로 후폭풍에 휘말렸다. 국민의미래는 공천 발표 하루 만인 19일 ‘골프접대’로 논란이 된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의 공천을 취소하고, 공천 재검토 의사를 밝히는 등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도 ‘아빠·큰아빠 찬스’, ‘셀프 공천’ 등 당내에서 여러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미래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선권인 17번에 내정했던 이 전 서기관 비례대표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 지난해 골프 접대 의혹으로 총리실 4급 서기관에서 5급 사무관으로 강등됐던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전 서기관은 이날 입장문에서 “당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한다”면서 “개인적이 자리로 접대 성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서기관은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출신의 주진우 후보(부산 해운대을) 캠프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후보는 이번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검증팀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는데, 측근인 이 전 서기관 검증에 낮은 잣대를 들이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큰 논란은 호남에서 불거졌다. 전날 발표된 비례대표 순번에서 당선권에 배정된 호남권 인사는 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5번)과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8번)뿐이다. 호남 출신이지만 호남에서 활동하진 않았다.

정운천 후보(전주을) 등 전북 지역 후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전북 현장 정치인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며 “부당한 처사가 시정되지 않으면 선거운동을 모두 중단하고 후보직을 전원 내려놓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비례대표 20위권 내에 4분의1을 취약지역 인사로 추천한다는 당 규정이 무시됐다는 바판이 나왔다. 친윤계 권성동 의원도 이날 “국민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호남 홀대를 지적했다. 전날 대통령의 검사 시절 측근인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이 당선권 밖인 24번에 배정된 데 항의해 사퇴했다.

당내에선 차후 호남 출신 인사가 당선권에 보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호남홀대론이 굳어지면 호남 출신 인사가 많은 수도권 총선 판세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공금횡령과 폭력 전과가 있어 서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이 오프라인 면접도 없이 비례 10번을 받은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만난 후 노동계 몫으로 배정한 것으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분위기다.

비례 13번을 받은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을 두고 ‘아빠찬스’란 지적도 나왔다. 강 전 행정관의 아버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법무비서관, 법률대리인을 지낸 강훈 변호사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 몫으로 유영하 변호사를 챙겨줬듯이 이 전 대통령 옆을 지킨 강 변호사 딸에게 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비례대표에 낙천한 한 후보자는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면접 때 강 전 행정관이 아버지의 청와대 경력을 얘기했다가 부적절하다고 심사관에게 지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비례 11번에 배정된 한지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두고는 큰아버지인 동교동계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후광이라는 지적이 당내에서 제기됐다.

한지아 비대위원과 두 번째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김예지 비대위원(15번),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을 지낸 박준태 크라운랩스 대표이사(18번)를 두고선 국민의힘 지도부와 인재영입 담당이 위성정당 비례대표로 ‘셀프공천’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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