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士체전 사실상 폐지

2003.08.22 19:47 입력

1954년 시작돼 우여곡절을 겪어온 3군사관학교 체육대회가 50년 만에 두번째로 사실상 폐지된다.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행사준비에 따른 학사일정 차질과 ‘선수 생도’와 일반 생도 사이의 갈등 초래 등 부작용을 감안해 10월로 예정했던 3사 체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 대신 육·해·공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 전체가 참가하는 체육대회를 육사 연병장에서 3일 동안 개최할 방침이다. 각군 사관생도들이 소속 중대별로 혼성팀을 구성해 축구와 럭비, 농구, 배구 등의 친선경기를 펼치게 된다.

3사 체전은 그동안 여러 차례 형태가 바뀌었다. 54년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시작돼 80년대 중반까지 축구와 럭비 두 종목에 걸쳐 ‘선수 생도’들이 기량을 겨뤘다. 당시 일반 생도들이 관중석에서 절도있고 현란한 응원전을 펼치는 장면은 TV 방송을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이어 88~93년에는 장소를 바꿔 각군 사관학교를 돌면서 경기를 했다.

그러나 김영삼정부 출범 이듬해인 94년 군내 파벌 조성 등을 이유로 중단되고 각군 사관생도들이 학년별로 운동과 교류를 했다. 육사에서는 2학년 생도들이, 공사에선 3학년 생도들이 모여 하는 식이었다. 그러던 중 99년 월드컵 분위기 조성 등을 위해 부활돼 동대문운동장에서 지난해까지 치러졌다.

한 영관급 장교는 “3사 체전을 통해 각 군은 선의의 경쟁을 하고, 생도들은 화합과 단결의 정신을 배우는 등 순기능도 많았다”며 “부작용이 있다면 해소하는 쪽으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재영기자 cj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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