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주 국방·외교장관 2+2 회의서 오커스·쿼드 참여 등 공감대

2024.05.02 17:45

한-호주 외교·국방 ‘2+2 회의’ 참석차 호주를 방문 중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9일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를 만났다.  사진 외교부

한-호주 외교·국방 ‘2+2 회의’ 참석차 호주를 방문 중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9일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를 만났다. 사진 외교부

한국이 호주와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계기로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에 더 깊이 들어가는 모양새다. 회의 결과 발표된 공동성명은 한·호·일 3자 협력을 명시하고, 대중 견제 성격이 강한 오커스 (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와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등 소다자 협의체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밝혔다. 자칫 중국과 관계 악화로 불똥이 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호주 외교·국방장관은 2일 전날 호주 멜버른에서 2+2 회의를 개최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인태 지역의 안정과 번영, 규칙기반 질서와 국제법 등 ‘공동의 가치’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은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환영하고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높이 평가했다”며 “정부 및 1.5트랙(반관반민) 인도·태평양 대화를 통해 한·호·일 3자 협력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오커스 중 군사기술 개발협력 분야인 ‘필러 2’ 관련 양국 협력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공식 의제로 논의했다.

앞서 오커스 측은 일본을 ‘필러2’ 파트너국으로 꼽았고 미국은 추가로 한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도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한국의 ‘필러2’ 참여 논의는 더 속도를 내게 됐다.

양국 장관은 쿼드에 대해서도 “역내 국가의 우선순위와 필요를 지원하기 위한 긍정적이고 실용적인 의제를 환영했다”고 공동성명에서 적시했다. 한국의 외교·국방 장관이 쿼드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것이다. 호주 측은 “신흥기술, 보건,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보완적 강점을 환영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미국이 대중 견제를 위해 추진해 온 인태 전략에서 한국의 역할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동성명에는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중국을 겨냥한 표현들은 여러 차례 등장했다.

우선 성명은 “남중국해에서 최근 전개된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항해·상공비행의 자유와 평화·안보·안정 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개된 상황’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에서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 공격한 것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은 미·일과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도 지난 3월 이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냈는데 당시 중국은 “언행을 조심하라”라는 결례에 해당하는 표현을 쓰며 불만을 표했다.

또 중국이 예민하게 여기는 대만해협 문제에 대해서는 “평화·안정 유지가 필수적인 요소”라면서 “규칙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를 훼손하는 경제적 강압에는 반대한다”고 했다.

최근 하오펑 중국 랴오닝성 당서기 방한으로 한·중 간 지방 교류가 물꼬를 텄고, 이달 중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중국 방문과 한·중·일 정상회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중 관계의 해빙 계기를 찾기 위해서는 정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외교부에서는 오커스 협력국 참여 논의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초보 단계’로 보고 있다. 참여가 확정되지 않아 중국에서 크게 항의할 사안은 아니라는 인식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오커스 관련 의견을 나눌지에 대한 질문에 “전례를 보면 양국관계 전반에 걸쳐 폭넓은 의견이 교환했으며 한반도뿐 아니라 국제문제 협력 등 양자·다자 이슈들을 논의했다”면서 “오커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파트너 후보국으로 고려하는 걸 환영하고 계속 소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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