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선거 20대 투표율이 ‘정치 지형’ 바꿨다

2010.06.01 18:25 입력 2010.06.02 01:06 수정 김광호 기자

17대 총선 · 16대 대선 현재 야당세력 압승

젊은층 투표율 낮으면 대표성 왜곡 심각

정치 좌절·세대 단절… 결국은 악순환 초래

지방선거 투표를 앞두고 여야는 모두 투표율, 특히 젊은층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국 선거 결과의 색깔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은 바로 젊은층의 투표율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역대 선거에서 그랬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세대 간 선명한 정치의식의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6·2 지방선거운동 마지막날인 1일 서울 동대문 두타광장에서 시민들이 한 정당 후보자의 선거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근본적으로 여야의 선거 유불리를 떠나 젊은층의 낮은 투표율은 우리 사회 전체 표심과 정치지형을 왜곡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들의 투표율 제고는 필수적이다.

실제 그간 역대 선거에서 우리 사회의 주축인 20~30대의 투표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2006년 지방선거의 연령대별 투표율은 20대 33.9%, 30대 41.3%, 40대 55.4%, 50대 68.2%, 60대 70.9%였다. 20대의 투표율은 60대의 절반도 안됐다.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20~30대 투표율은 각각 28.1%, 35.5%로 60대(65.5%)의 반 토막 수준이었다. 최근 7차례의 전국 단위의 주요 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이 60대의 절반 수준을 넘은 경우는 3차례에 불과했다.

하지만 젊은층의 투표율은 선거 결과의 색깔을 바꿔 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20~30대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고, 그래서 자신들 세대의 정치의식이 비교적 우리 사회 세대 지형에 비례해 반영된 선거에선 현재 야당인 민주당 세력의 ‘선거 승리’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20대 투표율이 60대의 절반을 넘었던 3차례 선거 중 17대 총선(60대 대비 63%), 2002년 대선(60대 대비 72%) 등 두차례에서 현 야당 세력이 압승했다. 반면 이들의 투표 참여가 저조했던 나머지 선거들에선 현재 여당 세력인 한나라당의 완승이었다. 이는 곧 이들 젊은층이 표면적 정치적 무관심과 달리 자신들 세대의 분명한 정치의식과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젊은층의 낮은 투표율은 결과적으로 정치적 대표성의 왜곡을 가져온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 2006년 지방선거의 경우 20~30대 유권자수는 각각 전체의 20.1%, 23.4%로 모두 43.5%나 되지만 표심반영 비율(전체 투표자수 대비 20~30대 투표자수)은 31.6%에 머물렀다. 20~30대 4명 중 한 명의 표심은 선거에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반면 유권자수가 전체의 17.6%로 20~30대의 절반도 안되는 60대의 표심반영 비율은 24.0%로 130% 이상 과대 반영됐다.

이 같은 젊은층의 저조한 투표 참여와 그로 인한 과소 대표성은 이들 세대의 정치적 좌절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결국 이들은 자신들 세대의 의사와 다른 정치적 결과·상황에 우리 사회의 불만층으로 내면화해 세대 간 단절과 갈등을 깊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최근 대의민주주의 위기 문제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경향신문 보도자문위원인 강원택 숭실대 교수(정치학)는 “젊은층의 투표율이 워낙 낮아 전체 국민의 공정한 대표성 측면에서 과소대표되고 있다”면서 “결국 전체 국민의 표심도 왜곡되고, 자신들 관련 정책은 반영이 안되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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