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낡은 유튜브 활용법···‘온라인 필리버스터’ 흥행 참패

2023.11.21 18:29 입력 2023.11.22 09:29 수정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민과 함께하는 필리버스터’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캡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민과 함께하는 필리버스터’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캡처

국민의힘은 지난 13일부터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를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름이 무색하게도 이를 시청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법안 처리를 지연하는 효과도 없어 실패한 기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온라인 필리버스터는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대항해 국민 여러분께 설명하고자 했던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의 부당함에 대해 전달하는 자리”라며 “실제 필리버스터만큼 긴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겠지만 필리버스터를 준비했던 60여 분의 의원님이 모두 참여해 진정성과 핵심 내용을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 필리버스터는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전날까지 국민의힘 의원 50명의 필리버스터 영상이 업로드됐는데 이날 오후 4시 기준 조회수 1000을 넘는 영상은 안철수 의원(1400회)과 이인선 의원(4500회) 뿐이다. 이 중 10명의 영상은 조회수가 200을 넘지 못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다수당이 잘못된 법안을 통과시킬 때 소수당으로서 저항한 행위를 역사에 남기고자 한다”며 온라인 필리버스터의 명분을 설명했다. 그러나 소수당이 의사 진행을 지연시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서 무제한 토론을 하는 것과 달리 이번 온라인 필리버스터는 개별 의원이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 업로드하는 것에 그친다. 윤 원내대표는 당시 “유튜브 라이브로 해도 좋고, 당사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제작해 보내줘도 좋다”고 이야기했으나 몇몇 의원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표결을 미루는 효과가 없다 보니 무제한 토론에 걸맞은 긴 발언도 나오지 않았다. 김예지 의원의 영상이 30분 24초로 가장 길었고, 구자근 의원의 영상이 7분 22초로 가장 짧았다.

이는 중장년층 지지층이 두꺼운 여당이 온라인 매체를 통한 지지세력 확보에 소홀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2012년 개설된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34만1000명이다. 민주당은 2018년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후발주자이지만 구독자 수는 22만7000명에 달한다. 자체 컨텐츠를 기획해 올리는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 유튜브 채널은 당 지도부 일정 현장 영상이 주를 이룬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개인 유튜브 채널 ‘이재명TV’가 86만4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데 비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개인 유튜브 채널 ‘정치맛집 김기현TV’의 구독자 수는 1만2500명에 불과하다. 여당 내에서 활발하게 유튜브 채널은 운영하는 인사는 태영호 의원(‘태영호TV’, 구독자 28만2000명)과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장예찬TV’, 구독자 15만3000명)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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