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참패는 김학범 감독에게도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고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17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E조 2차전 말레이시아와 경기에서 1-2 패배를 당한 뒤 “오늘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내 판단 착오였다”며 “무더운 날씨에 늦게까지 응원해준 국민들한테 죄송하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반성하고 보답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이날 수비 실수 2개로 허무하게 2실점하면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하지만 김 감독은 수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김 감독은 “스리백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가 라인을 많이 올리다보니 뒷공간을 많이 내줬다”며 “미리 준비하지 못했고, 공을 좀 지연시켰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스리백 문제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조직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을 반드시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중간에 보인 선수들의 잦은 패스 미스에 대해서는 두 가지 분석을 내놨다. 김 감독은 “첫 번째는 너무 서둘렀다. 서두르다 보니 상대를 흔들어 놓지도 않고 한 번에 공략하려다 보니까 쉽게 공을 내주고 상대는 우리 뒷 공간을 활용했다. 오늘 제일 안 됐다”며 “두 번째로는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패스를 하다보니 상대가 우리를 시야에 놓고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상대를 편하게 경기하게 해주지 않았나 싶다. 그게 패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패배의 원인을 선수들이 아닌 자신에게서 찾았다. 김 감독은 “실점 부분 보다도 좀 더 일찍 선수들의 경기감각을 찾아주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다. 선수들보다 감독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차분하게 해야했을텐데, 그런게 가슴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제 지나간 경기는 잊고 20일 키르기스스탄과의 최종전을 준비해야 한다. 김 감독은 “좋은 예방주사를 일찍 맞았다고 생각하겠다. 우리가 선택한 길이니 우리가 이것을 극복해서 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