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나발니는 영웅…침묵하는 트럼프, 푸틴 편인가”

2024.02.19 21:15 입력 2024.02.19 21:16 수정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24일 ‘정치적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앞두고 맹공

수감 중 사망한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추모객들이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러시아 대사관 앞에 모여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수감 도중 숨진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를 “영웅”으로 부르면서 나발니 사망 에 대해 침묵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18일(현지시간) ABC방송 <디스 위크> 대담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발니의 죽음에 침묵하고 있는 것에 대해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편이거나, 푸틴이 정적을 죽인 것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발니가 숨진 지 사흘이 되도록 공식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발니의 사망을 언급한 것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계정에 “바이든:트럼프::푸틴:나발니”라고 쓰고, 미 보수 매체 TIPP 인사이트에 실린 같은 제목의 사설을 첨부한 게 유일하다. 91개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나발니 같은 정치 탄압의 희생자라는 취지로 해당 사설 제목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밖에 추모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그는 또 전날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며 “나의 1기 재임 시절 했던 것과 같이 평화와 번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나다. 미국은 다시 존경받고 (필요하다면!) 두려움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1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서 폭스뉴스가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헤일리 전 대사는 그러면서 “나발니가 러시아 국민들을 대변해왔기 때문에 러시아 국민들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나발니를 가리켜 “부패와 싸운 영웅”이라며 “그는 푸틴이 하는 일에 맞서 싸우고 있었고, 푸틴은 다른 모든 정적들에게 한 것처럼 나발니를 죽였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오는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경선을 앞두고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상으로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3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어 경선 패배가 확실시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가 주지사를 지낸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큰 표차로 질 경우 공화당 내에서 사퇴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점점 더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반트럼프’ 리더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로 인해 공화당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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