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에도 네타냐후 실권 위기. 반네타냐후 연정 눈앞

2021.05.30 16:42 입력 2021.05.31 11:18 수정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자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가진 공동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다시 도발할 경우 강력하게 응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의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귀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예루살렘|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자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가진 공동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다시 도발할 경우 강력하게 응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의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귀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예루살렘|AP연합뉴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실각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29일(현지시간) 중도 정당이 이끄는 반네타냐후 연합이 극우 정당과 극적으로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연정이 성공하면 이스라엘에는 극우 성향의 새 총리가 취임하게 된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극우 정당인 ‘야미나’(뉴라이트)의 당수 나프탈리 베네트(49)가 30일 오후 열린 반네타냐후 연정 회의에서 “네타냐후가 없는 정부를 구성하고 싶다”며 연정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회의에 참여했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베네트는 이날 저녁 연정 구성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야미나는 의석수가 7석에 불과하지만, 네타냐후 연합과 반네타냐후 연합 어디에도 끼지 않으면서 연정 협상에서 몸값을 올려왔다.

제1야당인 중도 정당 ‘예시 아티드’(미래가 있다·17석)의 당수 야이르 라피드는 베네트에게 총리직을 제안했다. 4년 임기의 총리직 중 첫 2년을 베네트가 맡고, 다음 2년을 자신이 맡겠다는 제안이다. 이스라엘에서 정당 당수들이 총리 임기를 절반씩 나눠맡는 일은 일반적이지만, 제1야당이 아닌 소수 정당 당수가 첫 총리 임기 2년을 맡기로 한 합의는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네트는 네타냐후 총리에게도 총리직 1년을 먼저 맡으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이어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야당의 연정 협상이 일시 중지된 틈을 타 베네트에게 총리직을 나눠맡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양치기 소년’으로 각인된 이미지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5월 중도 정당인 청백당 당수 베니 간츠 현 국방장관에게 1년 6개월 뒤 총리직을 넘기는 조건으로 연정을 꾸렸다. 그러나 약속한 시간이 다가왔는데도 순순히 총리직을 넘기려 하지 않았다. 예산안 통과 무산을 핑계 삼아 지난해 12월 의회를 해산시켰다. 예산안 통과에 실패하면 의회는 자동 해산한다는 법 조항을 이용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2년 새 4번째 총선을 치르게 됐다.

지난 3월 치러진 총선엔 심판론이 작용했다. 네타냐후 연합은 120석 중 52석을 얻는 데 그쳐 연정 구성에 필요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연정 구성 권한을 넘겨받은 반네타냐후 연합은 다음달 2일 연정 협상 마감을 불과 사흘 남겨두고 극적으로 야미나를 연정에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번 연정이 최초로 원내에 진출한 아랍계 정당인 라암당(4석)의 외부 지지를 받는다면서 “심각한 사회적 분열을 치유할 것”이라는 기대를 새 정부에 걸었다.

다만, 두 당수가 합의했더라도 연정이 꾸려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반네타냐후 연정이 성사되려면 전체 의석의 과반인 61석을 확보해야 한다. 네타냐후 총리가 우파 성향 개별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이끌어낸다면 반네타냐후 연합의 연정은 깨질 수도 있다. 라피드가 다음달 2일까지 연정을 꾸리지 못하면 의회는 21일 안에 총리를 합의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2년 반 만에 5번째 총선을 치르게 된다.

새 정부가 들어선다면 지난 15년간 이스라엘을 통치한 최장수 총리 네타냐후 집권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된다.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적용되던 면책특권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가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받으면 실각한 데 이어 감옥에 갈 위기에까지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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