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12년, 막 내리나…반대파 연정에 실각 위기

2021.05.31 21:52 입력 2021.05.31 21:57 수정

이스라엘 정권 교체 기치 아래 극우 정당도 연정 참여 결정

좌·우파에 아랍계도 가세…2일까지 의석 과반 확보 땐 확정

네타냐후 “세기의 사기” 반발…우파 성향 의원 흔들기 나서

네타냐후 12년, 막 내리나…반대파 연정에 실각 위기 이미지 크게 보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집권 12년 만에 실각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극우 정당 야미나(7석)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49)가 제1야당 예시 아티드(17석)가 이끄는 반네타냐후 연정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중도 성향인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57)는 베네트의 연정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총리 임기의 절반을 양보했다.

베네트 대표는 30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친구인 라피드와 함께 통합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은 지난 2년 반 동안 선거를 4번 거듭하면서 나라의 기능을 잃었는데 지도부는 증오와 분열만 부추겼다”며 “우리는 5번째, 6번째 선거로 가거나 아니면 이 광기를 멈추고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피드 대표는 베네트 대표에게 2023년 9월까지 총리직을 맡으라고 제안했다. 4년 임기의 총리직 중 첫 절반을 베네트 대표가 맡고, 나머지 임기를 자신이 맡겠다는 제안이다. 이스라엘에서 정당 당수들이 총리 임기를 절반씩 나눠 맡는 일은 일반적이지만, 소수 정당 당수가 첫 총리 임기를 맡기로 한 합의는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야미나는 의석수가 7석에 불과하지만, 네타냐후 연합과 반네타냐후 연합 어디에도 끼지 않으면서 연정 협상에서 몸값을 올려왔다.

반네타냐후 연합은 이날부터 오는 2일까지 연정 구성 협상을 한다. 두 정당 이외에 청백당(8석·중도),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중도 우파), 노동당(7석·좌파), 뉴호프(6석·우파), 메레츠(6석·중도 좌파)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좌우를 아우르는 세력이 ‘정권 교체’라는 기치 아래 뭉친 셈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아랍계 정당인 라암(4석)은 내각은 맡지 않지만 연정을 외곽 지원한다고 현지 매체 하레츠가 예상했다. 시오니스트를 핵심 지지층으로 둔 야미나의 반발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번 연정 협상이 아랍계 정당의 외부 지지를 받는다면서 “심각한 사회적 분열을 치유할 것”이라는 기대를 걸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세기의 사기”라며 좌파가 포함된 연립정부가 이스라엘을 위기에 빠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 카드로 베네트 대표와 뉴호프의 기드온 사르 대표에게 순번제 총리직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다면 1차 집권기 3년을 포함해 총 15년간 이스라엘을 통치한 네타냐후 시대는 막을 내린다.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적용되던 면책특권도 사라진다. 네타냐후 총리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감옥에 갈 수도 있다.

다만 새 연정 구성이 확정되기까지는 아직 몇가지 관문이 남았다. 연정은 전체 의석의 과반인 61석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야미나 의원 7명 중 1명은 이번 합의에 반대한다고 하레츠가 전했다. 야미나 의원 1명이 이탈해도 라암을 포함하면 반네타냐후 연합이 확보한 표는 61표다. 문제는 네타냐후 총리가 우파 성향 개별 의원들의 추가 이탈을 이끌어내려 한다는 점이다.

라피드 대표는 청백당 등 나머지 정당들과도 연정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현재까지 노동당, 이스라엘 베이테이누, 메레츠 등 3개 정당과 연정 계약을 완료했다. 2일까지 연정을 꾸리지 못하면 의회는 21일 안에 현 의회 구성원 중에서 총리를 지목해야 하고, 이마저 실패하면 이스라엘은 2년 반 만에 5번째 총선을 치르게 된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