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네타냐후 "미국과 관계 틀어져도 이란 핵 저지"

2021.06.02 07:29 입력 2021.06.02 09:24 수정

이스라엘의 ‘반네타냐후 연정’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31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열린 반네타냐후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 시위 참가자(가운데)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탈을 쓰고 히브리어로 “세리머니는 끝났다”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반네타냐후 연정’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31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열린 반네타냐후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 시위 참가자(가운데)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탈을 쓰고 히브리어로 “세리머니는 끝났다”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일(현지시간)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협상 중인 미국과 관계가 틀어지더라도 이란의 핵 위협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반네타냐후 연정 협상으로 실각 위기에 처하자 초강경 발언으로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고 나선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신임 국장 취임식에서 “이란이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획득하지 못하도록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하레츠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수천대의 미사일이 시오니스트 사업(팔레스타인에 유대인 민족국가를 건설하자는 운동)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만약 미국과의 마찰과 이란의 실존하는 위협 제거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실존하는 위협 제거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JCPOA를 복원 협상 중인 조 바이든 미국 정부를 향해서는 “협상 여부와 관계 없이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계속해서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그가 실각 위기에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네타냐후 총리는 대이란 강경 발언으로 극우 시오니스트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고, 반네타냐후 연정 논의에 참여한 우파 정당들의 이탈을 압박할 수 있다. 하레츠는 지난 12년간 이스라엘을 통치한 네타냐후 총리가 실각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전례를 참고 삼아 지지자들에게 ‘국회의사당 난입 봉기’를 부추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니 간츠 국방장관은 “이스라엘과 미국 사이의 불일치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해칠 수 있다”고 네타냐후 총리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이견이 있더라도 양국 관계를 해칠 수 있는 대립적인 언사가 아니라 비공개 직접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간츠 장관은 현재 반네타냐후 연정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간츠 장관은 1년 반 뒤 총리직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지난해 5월 네타냐후 총리와 연정을 꾸렸으나 사실상 배신당했다. 간츠 장관은 2일엔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이란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방미 길에 나선 것은 바이든 정부 들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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