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선진국 보호무역주의 연일 맹비난

2010.04.10 09:44 입력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선진국들의 보호무역주의 행태를 연일 맹비난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9일 브라질리아를 방문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선진국들이 글로벌 위기 이후 자국 산업 발전을 위해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은 보호무역주의 유혹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보호무역주의는 이웃을 '불만족의 바다'에 팽개쳐둔 채 자기만 '번영의 섬'이 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본의 투기성과 탐욕을 제어하는 방향으로 세계 경제.금융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전날에도 브라질리아를 방문한 아마두 투레니 투레 말리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선진국들은 겉으로는 자유무역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보호무역주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룰라 대통령은 특히 "다자간 무역체제는 정당하고 공평해야 한다는 것이 DDA 협상에서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세계무역의 왜곡을 가져오는 선진국들의 농업 보조금을 철폐하는 것이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위한 기본 조건"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의 잇따른 보호무역주의 비난 발언은 미국 정부의 면화 보조금 지급 정책을 둘러싼 미국-브라질 간의 무역분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2003년부터 미국 정부를 상대로 면화 보조금 분쟁을 벌여왔으며, WTO는 지난해 11월 브라질 정부가 8억2천900만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무역보복 조치를 취하는 것을 최종 승인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달 8일 102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 인상 방침을 발표하고 지난 7일부터 이를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정부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제의하자 적용 시점을 오는 22일로 연기했다.

미국-브라질 간의 면화 보조금 분쟁은 아프리카 지역의 면화 생산국들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협상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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