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구호차량, 우크라이나 동의 없이 국경 진입

2014.08.22 23:22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을 통과하고 있는 러시아의 구호물자 차량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을 통과하고 있는 러시아의 구호물자 차량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주민에게 전달할 구호물자를 실은 러시아 차량들이 우크라이나의 동의를 받지 않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국경 안으로 진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즉각 “직접적인 침략 행위”라며 반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구호차량을 공격할 경우 러시아가 이를 군사개입의 빌미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2일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들판에 머물고 있던 러시아 구호차량 262대 중 68대가 우크라이나 동부로 이동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러시아 구호 차량은 국제적십자 요원이 동행하는 조건 하에서만 이동하도록 우크라이나 정부와 협의돼 있었다. 하지만 국제적십자 요원들이 안전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동행을 거부하자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차량을 출발시켰다. 차량 행렬은 친러 무장세력의 호위 속에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루간스크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측이 새로운 구실을 만들어 내며 구호물자 차량 행렬의 이동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구호물자 차량에 대한 도발이 이뤄지면 그 모든 책임은 정치적 야망과 지정학적 구상에 따라 인명을 제물로 삼으려는 자들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구호차량을 이동시키자 즉각 “직접적인 침략 행위”라고 비난하며 “구호물자의 안전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아 측에 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구호물자 자원을 명목으로 친러 무장세력에 군사무기를 지원하거나 자국 군대를 우크라이나로 파견할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러시아의 탱크 및 병력 일부가 이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들어온 상태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러시아의 구호차량이 루간스크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공격을 받게 될 경우 충돌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차량 행렬이 공격을 받을 경우 러시아가 이를 직접적인 군사 개입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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