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CEO “한국의 테러방지법, 빅브러더 초래할 것”

2016.03.04 22:59 입력 2016.03.04 23:09 수정
김유진 기자

텔레그램의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사진)가 한국의 테러방지법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로프는 지난달 23일 ‘MWC 2016’ 기조연설을 마친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테러방지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테러방지법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브러더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로프는 “테러리스트는 자신들의 정보 및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유통할 수 있는 많은 통로를 갖고 있다”며 “테러방지법을 통한 도·감청 확대는 한국 정부가 원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텔레그램 CEO “한국의 테러방지법, 빅브러더 초래할 것”

러시아 출신의 정보기술(IT) 기업인 두로프는 러시아 정부가 반정부 인사들의 개인정보를 보여달라고 요구한 것에 반발해 2014년 러시아를 떠났다. 그는 이후 독일에 근거지를 두고 대화내용을 모두 암호화하고 사용자가 확인한 뒤 자동 삭제되는 모바일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을 개발했다. 텔레그램의 한 달 이용자는 2014년 3월 3500만명에서 지난 2월 1억명으로 폭증했다.

두로프는 최근 미국 연방지방법원이 연방수사국(FBI)에서 테러범의 아이폰을 수사할 수 있도록 제조사인 애플에 잠금장치 해제를 요구한 것도 비판했다. 두로프는 “애플이 FBI의 요구대로 백도어(보안을 우회하는 시스템)를 만들면 애플 이용자 수억명의 개인정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이 법원의 명령을 거부하면서 미국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국가 안보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트위터, 이베이 등 세계 굴지의 IT기업 20여곳은 3일(현지시간) 법원에 “애플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전문가 의견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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