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한국 등 7개국, ‘대만 잠수함’ 비밀 프로젝트 도와…중국 위협에 대응”

2021.11.30 16:12 입력 2021.11.30 16:32 수정

미 해군의 핵추진잠수함 코네티컷호가 2016년 12월15일 미 퓨젯 사운드 해군 조선소를 떠나고 있다. 미 해군 홈페이지 캡처

미 해군의 핵추진잠수함 코네티컷호가 2016년 12월15일 미 퓨젯 사운드 해군 조선소를 떠나고 있다. 미 해군 홈페이지 캡처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잠수함을 구축하는 비밀 프로젝트에 돌입해 한국 등 최소 7개국으로부터 기술·인력 등 지원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소 7개국의 방산업체와 엔지니어들이 대만의 잠수한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통신은 “대만의 주요 무기 공급처인 미국이 전투 시스템 부품과 핵심 기술을 제공하고 있지만, 지원국의 범위는 미국을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국의 방산업체들이 결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영국 해군 제독 출신 이안 맥기가 잠수함 전문 인력을 모집하는 핵심 역할을 했으며, 영국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자국 기업들이 대만에 잠수함 부품과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공급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수출 허가를 승인했다.

한국을 비롯해 호주·인도·스페인·캐나다 등 최소 5개국 출신 엔지니어, 기술자, 전직 해군 장교 등이 대만 가오슝에 있는 선박 제조기업 CSBC에서 잠수함 건조를 지원하고 있다.

대만의 잠수함 프로젝트 코드명은 ‘하이창’(Hai Chang)으로 중국어로 ‘바다 번영’을 의미한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에 따르면 프로젝트의 가치는 최대 160억달러(19조128억원)로 추산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의 군사력 확대에 대한 서방의 우려가 반영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은 현재 잠수함 58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6척이 핵추진 잠수함이다.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는 집권 다음 해인 2017년 공식적으로 자체 잠수함 설계에 돌입했다. 대만은 2024년 첫 번째 잠수함 생산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총 8척의 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이다. 현재 대만에 실전 배치된 잠수함은 4척이다. 1970년대에 미국에서 인수한 2척은 낡았고, 다른 2척은 1980년대 후반 네덜란드에서 구매했다.

대만은 지난 20년 동안 현대식 디젤 잠수함을 사들이려 했으나 중국의 압력으로 추가 구매에 실패했다. 대만의 주요 동맹국이자 핵 추진 잠수함을 보유한 미국은 디젤 잠수함을 수십년 동안 건조하지 않았다. 다른 국가들은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판매를 주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대만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외국 정부와 기업에 압력을 가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외국 기업에 직접 접근하는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독일과 일본 등은 대만의 요청에도 참여를 꺼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필수 장비를 공급하던 독일 기업은 지난해 돌연 계약을 해지했다. 일본은 대만 지원을 비공식적으로 논의했으나 결국 철회했다. 전 일본 해상자위대 함대 사령관인 코다 요지 중장은 “대만을 도우면 중국에서 사업을 잃게 될 일본 기업의 강력한 로비가 있었다”고 통신에 말했다. 네덜란드는 1984년 대만에 군수품 수출을 승인하지 않기로 한 중국과의 협정을 이유로 군사장비 수출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중국은 네덜란드가 대만에 잠수함을 매각하자 외교관계를 격하시켰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로이터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대만 당국이 잠수함 프로그램을 위해 외부 세력과 결탁하고 있다”며 “관련국들은 대만과 군사 교류를 중단하고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신형 잠수함이 군사적으로 우월한 적과의 ‘비대칭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프로그램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가 제거됐고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