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 해류, 이르면 2025년 멈출 수도”

2023.07.26 21:32 입력 2023.07.26 21:33 수정

덴마크 연구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논문 게재

온도 상승에 150년간 느려져
염도 낮아진 해수 가라앉아
온실가스 배출 현 계획대로면
2095년 이전 완전 붕괴 예측
유엔 주도 연구결과와는 상충

“북대서양 해류, 이르면 2025년 멈출 수도”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지 않으면 전 지구의 기후에 영향을 주는 북대서양 해수 순환 시스템이 수십년 안에 붕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는 26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대 페테르·수잔네 디틀레우센 교수 연구팀이 1870~2020년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와 해류 흐름을 관측한 결과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이 2095년 이전에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결론 내린 논문을 게재했다.

바다에서는 열대의 따듯한 물이 바다 표층에서 극지로 올라갔다가 차가워지고 가라앉은 뒤 저위도 지역으로 다시 흘러가는 심층 해수 순환이 일어난다. 남반구의 남극 역전 순환과 북반구의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이 대표적이다.

해수 순환을 따라 열, 탄소, 산소, 영양분이 이동해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며 세계 각지의 기후를 형성한다. 멕시코만 부근에서 시작해 북동쪽으로 흐르는 ‘걸프 해류’가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으로 발생하는데, 이는 북서유럽의 겨울철 기후가 같은 위도의 다른 지역보다 따뜻한 이유이다.

이처럼 기후에 큰 영향을 주는 해수 순환 시스템의 붕괴는 기후 시스템 붕괴의 티핑포인트(한번 변화가 일어나면 되돌릴 수 없는 시점) 중의 하나로 꼽힌다. 2004년 개봉한 영화 <투모로우>도 남·북극 빙하가 완전히 녹아 해수 순환이 붕괴한 상황을 토대로 한다.

논문에 따르면 해수 순환은 지난 150년 동안 이미 불안정해져 왔다. 지구 기온 상승으로 극 지방 얼음이 녹으면서 담수 유입이 많아지고 염도가 낮아져, 해수가 고위도에서 천천히 가라앉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현재 온실가스 배출 계획대로라면 AMOC는 지금부터 2095년 사이, 빠르면 2025년에 붕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장 가능성 높은 붕괴 시점은 2039~2070년이라고 제시했다.

연구에 참여한 페테르 디틀레우센 교수는 “무섭다”면서도 “하지만 (AMOC 붕괴에 대한) 강력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논문에 따르면 AMOC의 마지막 붕괴가 일어난 것은 1만2800년 전 마지막 빙하기이다. 이때 10년 만에 기온이 10~15도 변했다. 과학자들은 AMOC의 붕괴만큼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며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추세를 토대로 한 붕괴 시점을 두고 뜨겁게 논쟁해 왔다.

디틀레우센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유엔 주도로 이뤄진 최근의 연구결과와 상충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AMOC는 이미 느려지기 시작했지만 21세기 중 붕괴할 가능성은 없다고 2021년 진단했다. 2004년부터의 데이터를 토대로 관측한 결과였다.

다른 과학자들도 이번 연구결과가 주목할 만하다고 보고 있다. 독일 브레멘대 박사후 연구원인 레프케 시저는 디틀레우센 교수 연구팀의 계산 방식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면서도 “인간 행동이 아니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독일 포츠담대 해양 물리학자인 스테판 람스토프 교수는 “불확실성은 있지만 이번 연구는 우리가 몇년 전 생각했던 것보다 붕괴가 훨씬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줬다”며 “10~20년 안에 찾아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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