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조사에 사임 가능성 시사했던 스페인 총리 “ 총리직 계속 유지”

2024.04.29 19:15 입력 2024.04.29 19:20 수정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방송을 통해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방송을 통해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내에 대한 법원의 부패 혐의 조사에 반발해 사임 가능성을 시사했던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총리직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방송 연설을 통해 “스페인 정부의 수장으로 더 힘을 내 (총리직을) 계속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산체스 총리는 자신이 총리직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데는 사회노동당 지지자들의 대규모 집회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 지지자 1만2000여명은 지난 27일 마드리드 시내에서 그의 유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앞서 산체스 총리는 지난 24일 마드리드 법원이 자신의 아내 베고냐 고메스의 부패 혐의에 대해 예비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하자 업무를 중단하고 오는 29일 자신의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해 스페인에 충격을 줬다.

법원에 고메스를 고발한 것은 진보 진영 인사들의 흠결을 꼬투리 잡아 소송을 제기해온 극우단체 마노스 림피아스(‘깨끗한 손’)다. 마노스 림피아스는 고메스가 2022년까지 마드리드 IE 비즈니스스쿨 아프리카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항공사 에어유로파와 그 지주회사인 글로발리아로부터 특혜를 받았으며 에어유로파가 스페인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극우단체의 고발로 시작된 법원의 조사를 자신에 대한 우파 진영의 정치적 공격으로 간주하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이날 방송 연설에서 “의도적인 가짜 정보”에 의해 점점 더 양극화 되고 있는 스페인 정치에 대해 숙고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해로운 방식으로 우리의 정치적·공적 삶이 부패하도록 너무나 오랫동안 내버려뒀다”면서 “우리가 ‘이제 충분하다’고 말하고 더는 공적 삶의 퇴행이 우리의 미래와 우리의 조국을 규정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분명한 확신을 갖고 행동했다”고 말했다.

2018년 처음 총리직에 오른 산체스는 지난해 5월 지방선거에서 국민당과 복스 연합에 패하자 의회를 해산하고 두 달 뒤에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그가 이끄는 사회노동당은 총선에서 국민당에 제1당 자리를 내줬으나 소수 정당들과 연정에 성공하며 정권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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