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2·12 쿠데타 6년 전에 군지도자로 전두환 지목

2012.09.03 22:14 입력 2012.09.03 23:31 수정

1973년 주한 대사 비밀 문건… 정·관계 등 84명 지도자 꼽아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모의하기 6년 전에 이미 미국이 전 전 대통령을 군부의 잠재적 지도자로 평가한 사실이 밝혀졌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필립 하비브 주한 미국대사가 1973년 3월30일 작성, 보고한 8쪽짜리 비밀 전문 ‘한국의 잠재적 지도자 리스트’를 공개했다. 미국 국무부가 1972년 12월18일자로 작성을 지시한 이 보고서에서 하비브 대사는 정·관계, 언론계, 학계, 군부 등에 걸쳐 84명을 잠재적 지도자로 꼽았다.

김대중·김영삼·이건희·전두환(왼쪽부터)

김대중·김영삼·이건희·전두환(왼쪽부터)

보고서는 군부의 잠재적 지도자로 서종철 대장, 강창성 육군 보안사령관, 진종채 수도경비사령관 등과 함께 준장급인 전두환 제1공수여단장과 김복동 준장(노태우 전 대통령 처남)을 지목했다. 보고서 작성 시점은 하나회의 ‘대부’ 역할을 했던 윤필용 소장의 쿠데타 모의 사실이 드러난 때였다. 미국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이 사건에도 불구하고 하나회 회원인 전 전 대통령을 비호하고 있다는 점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경제계 인사 중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형들인 이맹희, 이창희씨를 제치고 잠재적 지도자로 꼽혔다. 당시 31세였던 이 회장은 ‘중앙일보 이사’ 직함을 갖고 있었으며 84명 가운데 최연소였다.

정치인으로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꼽혔다. 관계에선 노신영, 함병춘, 최광수, 박종규, 김만재, 이건개, 강인덕씨 등이 포함돼 있었다. 언론계에선 신범식 서울신문 사장, 박권상 동아일보 편집국장, 장기영 한국일보 발행인, 신상초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이 잠재적 지도자로 거론됐다. 학계에선 김옥길 이화여대 총장과 이한빈 숭전대(현 숭실대) 총장, 종교계에선 김수환 추기경과 강원용 목사가 명단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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