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미국을 흔든 BTS

“영어 안 하는 비틀스…SNS 스타 이미지 벗어나야 힘 받을 수 있다”

2018.10.04 19:49 입력 2018.10.04 20:03 수정

빌보드 기자 타마 허먼이 본 BTS

[창간기획-미국을 흔든 BTS]“영어 안 하는 비틀스…SNS 스타 이미지 벗어나야 힘 받을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지금 모습은 마치 ‘영어를 안 하는 비틀스’의 모습과 같다. 비틀스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도 단지 어린 소녀들이 좋아하는 밴드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사람이 비틀스를 좋아한다.”

전 세계 음악계를 통틀어 가장 뜨거운 장르로 부상한 ‘K팝’도 이와 닮았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거침없는 질주는 미국 팝시장을 흔들어 놓았다. 방탄의 행보에 팝의 본고장 미국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들의 입지를 현재 K팝의 위치와 함께 분석하려는 움직임도 늘었다. 경향신문이 미국 뉴욕에서 만난 빌보드지의 칼럼니스트 타마 허먼(사진)은 “방탄소년단은 실제로 미국의 많은 가수와 제작자, 언론인 등 음악산업 종사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2008년부터 한국 대중문화를 취재해온 타마 허먼은 5년 전부터 K팝에 대한 글을 써왔다. 빌보드 외에도 포브스와 NBC뉴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등에도 그의 글이 실린다.

허먼은 방탄의 미국 내 인기에 대해 “저스틴 비버나 원디렉션 등 전통적으로 ‘신(Scene)’을 지배하던 가수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제 방탄소년단을 따른다”면서 “내가 아는 한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은 사람들이 이러한 규모로 성과를 낸 적은 없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비틀스와 방탄을 비유하며 “비틀스 역시 음악에 ‘자유로운 사랑’과 ‘동기’ 등의 메시지를 냈다. 그들은 젊은층으로부터 관심을 받았고, 결국 전 세대에 영향력을 미쳤다”면서 방탄의 활동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미국 팝계는 새로운 스타가 없이 정체되는 분위기다. 이 틈새를 비집고 방탄소년단이 자리를 잡은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며 “방탄소년단은 스스로 작사·작곡을 통해 자신의 투쟁과 고난을 노래한다. 대형기획사가 아닌 회사 출신이란 점도 미국 팬들의 호기심을 산 것 같다”고 밝혔다.

허먼은 K팝 가수들에게 세계 공략 특히 미국 진출의 특화점이 라디오라고 귀띔했다. 그는 “라디오는 미국 진출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보다 폭넓은 세대와 접촉할 수 있는 라디오를 이용해야 한다. 언어 역시도 뛰어넘어야 하는 장벽”이라고 짚었다. 방탄에 대해 그는 “‘SNS 스타’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야 힘을 받을 수 있다”며 “더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만들어진 획일적인 스타들만 나오다 보면 언젠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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