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로 ‘참치하우스’

2007.08.02 09:43

-푸른바다 싱싱함 그대로-

[샐러리맨의 만찬]원효로 ‘참치하우스’

이제 참치라는 음식은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먹거리가 됐다. 그만큼 세상엔 온갖 종류의 참치 음식점들이 있다. 높은 가격을 책정해놓고 참치보다는 밑반찬으로 승부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값은 보통인 반면 해동상태가 좋지 않아 물이 뚝뚝 흐르는 다랑어를 내놓는 곳도 있다. 더 나아가 아예 껌처럼 질기거나 누런 색의 푸석한 다랑어 사촌들(?)을 내놓는 곳도 있다. 인테리어 비용이나 넘치는 밑반찬으로 인해 가격에 거품이 끼지 않은 곳. ‘손님체감실비’에 준하여 가격이 오로지 참치의 퀄리티에만 집중돼 있는 곳. 허름하고 아담하지만 마음 편하게 하루의 회포를 풀고 갈 만한 곳. 이런 참치집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아무도 예상치 못한 곳에 숨쉴 틈은 항상 숨어 있게 마련! 원효로 2가 뒷골목에 위한 ‘참치하우스’는 이 삭막한 도시에서 넓은 대양에서 펄떡거리던 참치의 싱싱함을 느끼게 해 주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홀 가운데 위치한 ‘다찌’에 앉은 뒤 다양한 종류의 참치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스페셜’을 시켜보길 권한다. 하얀 천으로 곱게 덮어놓은 참치덩어리가 등장하면서 황홀한 참치의 향연은 시작된다. 최고급 한우 등심에 비견할 만한 환상적인 마블링이 촘촘히 박혀있는가 하면, 선명한 빨간 살과 하얀 지방살이 물결모양으로 다채로운 무늬를 장식하고 있다. 감격하여 허겁지겁 먹다가 조금 쉬어갈 때 즈음 입가심용으로 신선한 붉은살을 한 점 먹어 보자. 다시 입안에 개운함이 가득해진다.

이후 순배주가 돌고 분위기가 거나해질 즈음이면 보통 먹을 수 없는 참치의 새로운 부위와 진귀하다는 머리 부위 등등이 계속해서 나온다. 물론 참치 외에 기본적인 두세 가지 밑반찬도 나온다. 그러나 화려한 참치들 때문에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참치 자체의 퀄리티도 월등하지만 다른 곳에 비해 조금 얇게 썰어내 기다릴 필요없이 좀더 빨리 맛을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부위를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점 또한 이곳의 특징이다. 이밖에 붉은살을 툭툭 썰어 수북한 참치 회덮밥도 이 집의 별미다.

워낙 바쁘기도 하지만 어지간해서 손님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는 주인에게 먼저 호의에 찬 말을 건네보는 것도 좋다. 그러면 주인 아저씨는 그제야 멀쑥하니 웃으며 ‘비장의 부위’를 살짝 더 내놓을지 모른다. 특: 2만5000원, 스페셜: 3만5000원, 회덮밥: 6000원 / 전화번호: 02)707-3354

〈박제성|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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