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보면 ‘세계 흐름’ 보여요”

2008.05.16 17:28
설원태 선임기자 solwt@kyunghyan

‘세계를 이끄는 생각…’ 펴낸 홍일표씨

미국의 정책, 나아가 세계를 움직이는 정책은 브루킹스, 랜드, 헤리티지 등 주요 민간 싱크탱크(연구소)에서 나온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싱크탱크들은 미국 행정부의 뒤편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미국의 싱크탱크들은 주로 보수적인 곳들이다. 하지만 미국 진보센터, 새로운 미국 재단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진보적 싱크탱크도 다수 있다.

[이사람]“美 싱크탱크 보면 ‘세계 흐름’ 보여요”

다년간 이론적-실천적으로 사회운동에 관여해온 홍일표 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36)이 2년에 걸쳐 발로 뛰면서 취재해 미국 민간연구소 연구서를 냈다. 홍 연구원이 쓴 ‘세계를 이끄는 생각: 미국 싱크탱크의 전략’(중앙북스)은 우리가 아는 미국의 싱크탱크를 포함해 알려지지 않은 싱크탱크들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싱크탱크의 역사, 싱크탱크의 운영 등도 다루고 있다.

현재 미국 버지니아주에 거주하고 있는 홍 연구원은 국제전화를 통해 “미국의 싱크탱크에 관한 국내의 기존 서적에 비해 이 책은 발로 뛰면서 미국의 싱크탱크를 연구했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를 안다는 것은 미국의 정책을 아는 것이고, 나아가 미국의 세계정책을 안다는 맥락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2006년 8월부터 포스코 청암재단의 ‘NGO펠로십’ 연구원으로 도미해 미국의 싱크탱크를 직접 방문하고 사람들을 면담하면서 정보를 모아 이 책을 냈다.

그는 “미국에는 모두 1600여개 가량(워싱턴 DC에 300여개)의 싱크탱크가 있고 이들은 매일 수많은 보고서를 쏟아낸다”면서 “이들은 자신의 연구물이 조금이라도 더 인정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저자는 “싱크탱크 연구원들이 묵직한 학술서부터 브리핑 보고서, 신문 칼럼, 회의 참석, 안부 전화, 식사 약속 등 모든 방법을 통해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에게 접근해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의 연구원들은 자신들의 연구물을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그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홍 연구원은 “미국 진보센터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싱크탱크들이 만약 내년 초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대내외 정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 진보적 싱크탱크는 이제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혹시 한국의 민간연구소들이 미국의 싱크탱크에서 배울 점은 없을까. 그는 “헤리티지 재단이나 미국 진보센터 등 많은 싱크탱크가 ‘좋은 정책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좋은 연구자와 지지 세력을 만들어내는 것’에 역량의 상당 부분을 투자하고 있다. 카네기 기금이나 헤리티지 재단이 사람을 중시하는 것은 “사람에게서 정책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싱크탱크가 발전하려면 다음 세대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와 정책을 동시에 고민하고 다룰 수 있는 다음 세대를 육성하는 것은 독립적인 민간 싱크탱크가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기반입니다. 정책을 만드는 싱크탱크와 사람을 키우는 싱크탱크, 이들 모두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홍 연구원은 조만간 귀국한 후에는 미국의 동아시아 싱크탱크와 서부지역 싱크탱크에 관한 자료들을 정리해 추가로 보고서나 서적을 발간할 생각이다. 그는 올해 초부터 이 작업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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