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드림온 · (34) 퀸 엔터테인먼트

2009.01.14 15:00
글 | 성우진(음악평론가)·진행 | 박준흠(가슴네트워크 대표)

록·메탈 마니아들의 ‘오아시스’

드림온

수입 음반 전문점에서부터 시작된 꿈이 지속되다

형제는 용감했다. 록음악계, 인디 레이블에서 선한 미소를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온 박형주와 박병주 형제가 그들이다. 명동에서 록, 헤비메탈 수입 앨범을 전문으로 판매하던 레코드점 사업을 시작으로 결국 그런 종류의 음악을 직접 라이선스화해 발매하는 레이블을 이어오고 있다.

껌엑스

껌엑스

국내에 진출한 직배 음반사들과 대형 레코드사들의 레퍼토리 중에서 갈수록 헤비메탈, 익스트림 메탈 종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고집스러운 메탈 마니아들에게 ‘드림온’이라는 이름은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처음엔 귀한 수입 음반을 구할 수 있던 레코드점을 운영하던 박씨 형제는 내친김에 정식으로 레이블을 차려 명동 사무실 시대를 열며 헤비메탈 전문 레이블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게 된다. 이제는 모두 국내 페스티벌 참여나 내한공연을 통해 그 실체까지 볼 수 있었던 다크 트랜퀼리티, 인 플레임스, 에덴브릿지 등의 질 좋은 라이선스 앨범에서부터 어느새 국내의 고참 헤비메탈 밴드 블랙 신드롬의 앨범이 드림온 레이블을 달고 시장에 나왔다. 이어 펑크 밴드 껌엑스의 앨범은 아예 일본에도 정식으로 소개되어 우리나라 시장에서보다도 훨씬 좋은 판매와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게다가 출중한 록 기타리스트 강인오는 미국의 모 기타 전문 사이트에서도 그 유명한 기타리스트 조 새트리아니 등과 같은 차트에서 경쟁을 하는 등 국내 뮤지션과 밴드들도 드림온 레이블을 통해 소개되고 좋은 성과를 얻어내기에 이른다. 에어로스미스를 좋아했기 때문에 다른 것 생각할 것 없이 그들의 대표곡인 ‘Dream On’에서 이름을 따서 레이블을 차리게 된 박형주, 박병주 형제는 이제는 각기 레이블과 공연기획사 대표로서 협력 관계를 갖으며 사업을 분리하긴 했지만 우리의 록음악계에서 이들 형제의 존재와 열정은 각별한 편이었다.

이제 드림온 레이블은 Park, Dream On, Boss Moon의 이름을 달아 각기 전문적인 장르와 영역의 음악을 발매하고 마케팅 하는 1인 체제의 인디 레이블이 되어 있다. 굳이 강요하거나 주문하지 않고 뮤지션과의 인간관계를 중시한다는 방침에서도 느낄 수 있듯 드림온은 이름 그대로 록 팬들과 뮤지션들의 꿈을 지속시키고 이루게 하며 그야말로 꿈을 키워주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주택가 골목 안에 대문 밖으로는 아름드리 나무가 뻗어나와 있는, 드림온 박형주 대표의 멋진 양옥집을 찾았을 때에는 마침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언제부터 어떻게 레이블을 시작하게 됐나?

잇츠 할리데이

잇츠 할리데이

“명동에서 수입 앨범을 취급하는 레코드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가 딱 IMF 때였는데 1년쯤 하다 보니 재미도 없어졌다. 다시 뭘 할까 생각하는 중에 친구가 라이선스 음반처럼 앨범을 받아서 우리나라에 배급할 수 있는 능력이 될 것 같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는데 실제로는 1999년 1월쯤이었던 것 같다. 수입 앨범 판매 말고 레이블로 옮겨 가는 시점이었다.”

-‘드림온’ 하면 형제가 운영하는 레이블로 기억된다. 초기의 구성원 소개와 어떤 변화를 겪으며 지금에 이르게 됐나.

“초기에는 나와 친동생 그리고 A&R 담당하는 직원이 한 명 더 있었다. 그땐 다 알음알음 꾸려가던 시기여서 역시 잘 아는 친구한테 디자인을 맡겨서 했다. 그러다 식구가 한 두명 더 늘었다가 명동에서 서초동으로 이사해서도 그런 체제가 유지됐다. 2003~04년 쯤에 서초동으로 옮겼다가 2007년 5월에 다시 지금의 홍대 부근으로 옮겨왔다. 홍대에는 라이브클럽도 많으니까 제대로 일도 하며 공연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못 보고 있다. 현재 레이블은 거의 내가 혼자 하는 1인 레이블 상태가 됐고, 동생은 완전히 공연기획 쪽으로 나서게 됐다. 이름도 다른 회사가 됐는데 M&P라는 기획사이다. 공식 첫 기획공연의 시작이 마이클 쉥커 밴드의 공연인데, 워낙 요즘이 불황기라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모르겠다. 1인 레이블은 일단 편한 건 있는데 나 혼자 다 해야 되니 힘들긴 하다. 2007년 2월부터 그렇게 1인 체제가 됐다.”

-레이블 이름이 기억하기도 쉽고 뭔가 희망도 품게 되는 친밀한 느낌이다.

“이름을 지을 때 다른 생각은 별로 안 했다. 우리 형제가 워낙 에어로스미스를 좋아하다보니 대표곡인 ‘Dream On’이 바로 생각도 나고 해서 그렇게 짓게 됐다.”

-록, 헤비메탈 전문 레이블 이미지가 강하다.

“그 당시는 이상하리만큼 익스트림 메탈이 강세였다. 수입을 해도 그런 쪽이 구매력이 높았다. 처음 낸 앨범이 다크 트랜퀼리티나 인 플레임스가 된 것도 그런 바탕인데, 우리 형제 자체가 그런 장르 쪽을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때는 그런 게 잘 나가서 그랬다. 게다가 당시엔 유럽 레이블 쪽과 계약 일을 진행하는 게 쉽고 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데에도 좀 재미를 붙이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드림온 레이블 내에 전문화로 레이블 이름이 분화되었다는 것은 잘 인지하지 못하는 편인데, 언제부터 어떤 형식으로 레이블이 나뉘어져 있는지 소개해 달라.

내 귀에 도청장치

내 귀에 도청장치

“앨범 발매를 계속 하다보니까 어느 시점부터 차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음악 장르에 따라 구별을 해야겠다 싶어서 레이블 시작 후 1년여 정도 지난 2001년에 프리티 메이즈 앨범이 출시되면서 ‘Park’ 레이블이 만들어졌다. ‘Park’은 헤비메탈, 익스트림 메탈 전문이고 ‘Dream On’은 ‘Park’보다는 소프트한 정통 록, 모던 록 그리고 국내 뮤지션들을 위한 레퍼토리들을 갖기 위해서 성격을 분리했다. 하지만 우리의 메인 레이블은 ‘드림온’이다. 그리고 근래에 만들어진 ‘보스 문(Boss Moon)’도 있는데 이제 레이블 사업 10주년을 맞아 보다 다양한 것을 하고 싶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동안 고정관념이나 이미지 때문에 좋은 음악이나 앨범임에도 못 내는 등 손해를 좀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입장에서 ‘보스 문’을 만들어서 그쪽에서는 라운지, 인디 팝, 기타 팝 등 다양한 음악들을 만들어보려고 시작했다. 레이블 이름을 지으려고 별 생각을 다 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스페인 축구팀을 떠올리고는 ‘라울 곤잘레스’ 생각도 했었지만 결국 아는 선배이자 ‘(주)상상이상’이라는 디자인 회사 대표의 닉네임에서 착안해 로고나 이미지 등을 만들게 됐다.”

-레이블 운영 10년을 겪고 지내오면서 요즘 가장 어려운 일이 뭔가.

“2007년부터 혼자 하는 체제가 되면서 힘이 든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일단 음반 판매량 감소가 타격이 크다. 게다가 우리는 주로 헤비메탈 위주로 발매하다보니 크게 주목받지도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디지털 시장에 대한 반감이랄까. 그런 것도 있었다. 지금은 완전히 시장 자체를 인지했는데 어떤 레이블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앨범을 냈을 때 판매량이 너무 줄었다. 2002년 월드컵 이후부터 완전한 하향세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간 국내 공연시장과 각종 록 페스티벌에 관련 밴드들을 많이 참여시킨 편이다. 유명한 여러 해외 밴드들도 우리와의 일 관계 때문에 조건도 많이 양보하고 와 주었는데, 그동안 여러 록 페스티벌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요즘엔 많이 배제되어 있어 우리 레이블이나 밴드들도 이제는 등한시 되는 것 같다. 록, 헤비메탈 마니아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무대 자체도 많이 없어졌다는 게 안타깝기도 하다.”

-장기 계획이나 목표는.

“디지털 시장에 신경을 더 많이 쓰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음반을 발매하지 못 하는 좋은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자본이 있어야 그런 쪽에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한쪽 파트에서는 보통 일반적인 사람들이 다 좋아할 수 있는 대중성 있는 음악을 많이 소개하면서 그것에 따르는 이익을 주목받지 못하는 음악 쪽에 투자하려고 한다. 요즘 제일 아쉬운 점이라면, 아무리 인터넷 시대가 됐다고는 하지만 록 전문지나 음악전문지 같은 활자 매체가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다. 인터넷은 단순한 노출 숫자나 나름의 장점도 있지만 구체적인 집중력과 충성도는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퀸 엔터테인먼트

원래 뮤지션이 되고 싶었던 꿈이 있었던 퀸 엔터테인먼트의 이문식 대표는 그야말로 다채로운 경력을 지닌 채 음악계에서 활동해온 인물이다. 우리나라에서 안정되게 전업 음악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름의 부업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간파하여 20살 어린 나이 때부터 클럽을 운영했다. 당시에 록 밴드로는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하다고 생각했던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퀸의 이름을 따서 이화여대 부근에서 현재까지 ‘퀸 엔터테인먼트’의 근거지가 된 ‘7시의 퀸’이라는 이름의 아주 작은 클럽을 시작했고, 이게 음악계에 발을 디디게 된 계기가 되었다.

강인오

강인오

그러다 대학교 학업과 군복무를 마치고 정식으로 집안 소유의 건물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퀸’이라 줄인 간판을 달아 바이자 클럽을 다시 열게 된 것은 1996년 그가 28살이 되던 해라고 한다. 그는 김경호 밴드의 백코러스를 했다는 특별한 경력도 있지만 트렌드 간파와 사업 수완이 출중해서 우리의 록 음악계와 라이브클럽가에서는 ‘비주얼 록’의 전문가 내지는 대부로도 불린다. 이제는 이대 후문에 자리하던 라이브클럽 ‘빵’도 홍대 쪽으로 자리를 옮긴 상황이라 신촌권에서 유일하게 유명 라이브클럽을 운영하는 업주가 되었다. 그간 그는 과감한 투자와 특유의 사업 기질을 바탕으로 사업을 다각적으로 확대해 왔다. 그의 사업 중 중심이었던 퀸 라이브클럽을 비롯하여 녹음스튜디오, 연습실 사업 등에도 손을 대왔고 국내 인디 레이블 중에서는 가장 확실하게 메이저 필드 방식의 대규모 매니지먼트 체계와 많은 자금을 투자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해서 독특한 비주얼적 요소와 외모, 스테이지 매너 등이 뛰어났던 내 귀에 도청장치, 라비디떼, 가이즈 등의 밴드는 마치 아이돌 그룹처럼 소녀 팬들이 따라 다니는 수준으로까지 만들어냈다. 현재 저비용 고효율의 방법으로 다양한 싱글들을 많이 제작하는 방향으로 레이블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많은 밴드들을 소속시키고 관리하며 골드러쉬, 크로우, 이모티콘, 에어백 등 퀸 엔터테인먼트 스타일에 맞는 방식으로 밴드들의 싱글들을 위주로 제작하고 있다.

아티스트 및 앨범 - 드림온

블랙 신드롬(Black Syndrome)

[9th Gate] (2001) 대한민국의 하드 록, 헤비메탈 씬을 지켜온 고참 밴드 중 하나인 블랙 신드롬의 중요한 재기작.

[한국의 인디레이블](33) 드림온 · (34) 퀸 엔터테인먼트

껌엑스(Gum X) 1996년에 껌(Gum)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3인조 멜로-코어 펑크 밴드.

[What’s Been Up?] (2003)

[Green Freakzilla?] (2004)

13 스텝스(13 Steps)

[This Is The Reality That We Confront] (2005)

[The Curse Upon Liar] (2006)

강인오

전문 연주 앨범에 대한 인식이 모자란 국내에서 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기타리스트.

[My World] (2005)

[The Road] (2008)

[한국의 인디레이블](33) 드림온 · (34) 퀸 엔터테인먼트

다운헬(Downhell) 국내 인디 레이블 중 하나인 도프뮤직을 처음으로 설립했던 마크가 결성한 강력한 헤비메탈 사운드를 추구하는 밴드.

[At The End Of Death] (2006)

다크 앰비션(Dark Ambition)

[Tears Of Daewongoon] (2007)

잇츠 할리데이(It’s Holiday)

[U N Holiday] (2008)

V.A. [Extreme 2006]

- 퀸 엔터테인먼트

[한국의 인디레이블](33) 드림온 · (34) 퀸 엔터테인먼트

가이즈(Guyz)

[Get Away] (2003)

[Crazy] (2005)

[Sunny] (2006)

[Diary] (2006)

[You Mean Everything To Me] (2007)

[Like A Movie] (2008)

프리 마켓(Free Market)

[난장] (2003)

내 귀에 도청장치

[Prana] (2004)

라비디떼(L‘Avidite)

[Contact] (2004)

이현도

[The New Classik ...And You Don’t Stop] (2004)

[한국의 인디레이블](33) 드림온 · (34) 퀸 엔터테인먼트

골드러쉬(Goldrush)

[Star★ing] (2007)

[How Do You Feel] (2007)

[I Don‘t Know You] (2008)

크로우(Crow)

[In Place] (2007)

이모티콘(Emoticon)

[Hit And Run]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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