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검사 통과한 ‘차단기’ 고장… 고리원전 안전 시스템 ‘구멍’

2011.04.18 21:40 입력 2011.04.18 23:12 수정

1호기 부품결함 확인… 재가동 무기한 연기

<b>쓰나미 대비 충분할까</b> 18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호기를 찾은 허남식 부산시장 일행이 해일 등을 막기 위해 설치된 해안방벽 위에서 원전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쓰나미 대비 충분할까 18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호기를 찾은 허남식 부산시장 일행이 해일 등을 막기 위해 설치된 해안방벽 위에서 원전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가동 중단 1주일째인 고리원전 1호기의 재가동이 무기한 연기됐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18일 “전원 공급 차단기의 부품 품질조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가동은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전력 계통과 부품 품질조사에도 시간이 보통 2~3주 소요되기 때문에 언제 재가동이 될지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기술원)은 지난 12일 가동이 중단된 고리1호기의 고장 원인에 대해 “냉각펌프, 급수펌프 등에 전원을 공급하는 내부차단기가 타버린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차단기 내부 스프링 장력에 문제가 생겼고, 이 때문에 전력이 과도하게 흘러 차단기가 타버렸다는 설명이다.

원전 전력계통에는 안전계통과 비안전계통이 있는데, 이번 사고는 비안전계통에 위치한 차단기에서 일어났다. 안전계통은 원자로와 원자로 냉각시스템 등 중요설비에 직접 전력을 공급하고, 비안전계통은 원자로 중요설비 이외의 기관에 전력을 공급한다. 기술원은 “이번 사고는 비안전계통의 차단기에 생긴 문제이지만, 안전계통의 전력시스템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기검사 통과한 ‘차단기’ 고장… 고리원전 안전 시스템 ‘구멍’

지금까지 조사한 결과 부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고장 난 전력차단기의 경우 지난 2월 안전검사를 거친 것으로 알려져 고리1호기 원전의 정기검사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리1호기의 경우 보통 연 1회 ‘계획예방정비’라는 명칭으로 정기검사를 하는데 차단기도 검사 항목에 포함된다. 또한 고리1호기가 2005년 수명연장 검사를 받을 때 차단기는 새것으로 교체했다.

기술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어떤 계통에 영향을 받았는지, 재가동에 영향은 없는지 등을 조사할 것”이라며 “이번 고장이 부품의 품질 문제인지, 시공 문제인지, 운영상 문제인지도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교과부 관계자 역시 “수명연장 시 차단기를 교체했음에도 왜 또 사고가 났는지, 그동안의 정기검사에서 품질평가가 제대로 됐는지 다시 검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과부는 그러나 원전 전체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원자로가 안전하게 정지했기 때문에 원전 전체 조사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전력계통 조사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지면 다음달 초에 나올 예정이다. 따라서 일러야 5월 중순 이후에나 고리1호기가 재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승경 한국수력원자력 홍보실장은 “우리는 재가동을 위한 준비가 다 끝났다고 보지만 규제기관은 미흡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점검 과정에서 추가로 하자가 발생하는 등의 상황 변경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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