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못 받는 공익제보자

“욕설 들은 아들 큰 충격 ‘갑질’도 을의 삶도 여전”

2013.12.20 23:01

남양유업 횡포 폭로 김웅배씨

밀어내기, 강제구매 등 ‘갑의 횡포’ 논란을 촉발시킨 남양유업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남양유업 대리점주 김웅배씨(53)는 11년 넘게 남양유업 치즈대리점을 운영했다.

김씨는 20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녹음파일을 공개한 것은 그동안 참아왔던 갑의 횡포에 울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남양유업한테 사과만 받고 그동안 밀어내기 등으로 인한 피해보상만 받을 생각이었다”며 “그러나 욕설 파문 이후로도 남양유업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자신들이 저지른 갑의 횡포 중 아주 일부분만 인정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리점 운영 11년간 매년 떡값, 상여금, 리베이트 등 온갖 명목으로 본사에 상납했는데, 이제 와서는 현금으로 건넨 부분은 ‘증거가 없다’며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호 못 받는 공익제보자]“욕설 들은 아들 큰 충격   ‘갑질’도 을의 삶도 여전”

김씨는 현재 경기 고양시에 있는 한 건물의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두 사람이 앉기에도 좁은 간이식 건물 안에서 주차관리, 보안업무 등을 보고 있다.

김씨는 “당시는 평소 친하게 지낸 대리점주와 만나 ‘제비뽑기해서 걸린 사람이 죽자’는 말을 주고받을 정도로 ‘갑질’에 질려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녹음파일 폭로 이후에도 남양유업은 내게 직접적으로 사과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며 “오히려 내가 가장 수혜를 입은 대리점주라고 ‘언론 플레이’까지 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공개한 녹음파일은 ‘갑을 관계’에 대한 국민적 자성을 불러일으켰지만, 정작 김씨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는 “아들이 녹음파일을 듣고 충격을 크게 받은 것 같다”며 “어느 날부터 이갈이를 하기에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그때 받은 충격 탓일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회사들에서도 ‘갑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얼마 전 친구 한 명이 ‘우리나라 갑을 관계는 영원히 간다’고 했는데, 반성하지 않는 갑의 횡포를 직접 겪고 있는 나로서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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