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커피값 인상에 남양유업 가격 인하 ‘맞불’···커피업계 불붙은 ‘가격 전쟁’

2014.07.18 15:42 입력 2014.07.18 15:54 수정
김형규 기자

국내 커피믹스 시장 1위 업체인 동서식품이 커피제품 가격 인상을 발표하자 후발주자인 남양유업이 즉시 가격 인하 계획을 밝혔다. 가격 경쟁을 벌이면서 상대방을 견제하는 입씨름도 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커피제품 출고 가격을 8월부터 평균 4.9% 인상한다고 18일 밝혔다. 인스턴트 커피인 맥심 오리지날 170g 리필 제품은 기존 5420원에서 5680원으로 4.8% 오른다.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1.2㎏ 제품은 1만780원에서 1만1310원으로 4.9% 오른다. 맥심 카누 48g 제품은 6920원에서 7260원으로 출고가가 4.9% 인상된다.

이에 대형마트와 소매점 등 매장에서 판매되는 커피 가격도 순차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동서식품은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2월부터 국제 원두 가격 급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 가뭄 여파 등으로 공급량이 줄어들며 국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지난해 9월 평균 1파운드당 118.4센트에서 올해 6월에는 174.1센트로 47% 상승했다는 것이다. 엘니뇨 현상 등의 기후 변화도 향후 원두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반면 남양유업은 가격 인하로 ‘맞불’을 놓는다는 계획이다.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남양유업은 10~20%대의 점유율로 업계 부동의 1위인 동서식품을 추격 중이다. 남양은 최근 우유나 분유 등 기존 제품군보다 마진율이 좋은 커피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가격 인하 방침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물가 안정과 소비자 만족을 위해 가격을 소폭 내리는 쪽으로 이달 초 방향을 잡았다”며 “가격 인하 시기는 다음주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두는 통상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많은 양을 미리 구매하기 때문에 지금 나오는 제품은 지난해 원두 가격이 저렴할 때 산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동서식품이 최근 몇 달 동안 국제 원두 가격이 오른 것을 이유로 바로 제품 출고가를 따라 올린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동서식품 측은 “지난해 원두 가격 하락으로 우리가 가격을 내렸을 때 남양은 가격 조정을 하지 않았다”며 “당시 미반영한 것을 이번에 내린 것이라면 실제 가격 인하라 보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9월 국제 원두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였을 때 맥심 커피와 카누 등 커피 제품 출고가를 5~10% 인하했다. 남양유업은 2010년 커피믹스 시장 진출 이후 아직까지 가격 조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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