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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성추행’ 카이스트 교수 사직서 반려… ‘해임’ 드러나

2014.09.19 06:00 입력 2014.09.19 09:09 수정

자신의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에게 여러 차례 성희롱·성추행한 카이스트(KAIST) 교수가 해임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현재 해당 교수의 연구실은 해체돼 학생들은 다른 연구실로 뿔뿔이 흩어졌고, 학생 1명은 학교를 자퇴했다.

카이스트 일반대학원의 한 대학원생이 자신의 지도교수였던 ㄱ교수가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을 1년 넘게 상습적으로 성희롱·성추행했다고 교내 성폭력위원회에 지난 5월 제출한 진술서에서 밝혔다. 그는 연구실 소속 여러 대학원생이 피해자라고 했다.

이 진술서를 보면 ㄱ교수는 지난해 8월 대학원생 ㄴ씨를 술자리로 불러냈다. ㄱ교수는 ㄴ씨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힌 뒤 ㄴ씨의 볼을 꼬집고 입맞춤을 시도했다. ㄴ씨가 뿌리치고 밖으로 나가자 ㄱ교수는 “실수했다.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ㄱ교수는 다시 ㄴ씨에게 2차례 입을 맞췄다. 충격을 받은 ㄴ씨는 이후 연구실에 한동안 출근하지 않았다.

ㄱ교수는 모욕감이 들게 하는 발언도 여러 차례 했다. 지난해 여름 ㄱ교수는 방광염에 걸린 제자 ㄷ씨에게 “방광염은 성관계 안 했을 때 걸리는 병 아니냐”고 물었다. 지난해 6~8월 사이엔 ㄷ씨가 같은 연구실 내 남학생과 연인 관계임이 알려지자 ㄱ교수는 ㄷ씨의 남자 친구에게 “너희 같이 잔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또 “너희가 계속 연인 관계로 남으면 둘 다 연구실에서 쫓아내겠다”라는 말도 했다. ㄷ씨는 현재 대학원을 자퇴한 상태다.

ㄱ교수는 성적인 얘기를 하지 말아달라는 한 학생의 요구에는 “개인적인 얘기와 성적인 얘기를 잘 구분 못하겠다”고 답했다. 또 ㄱ교수가 학생들에게 욕을 자주 하고 술자리 참석을 종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 대학원생이 지난 5월 교내 성폭력위원회에 ㄱ교수의 행위를 신고하자 진상조사가 진행됐고, 성폭력위원회는 ㄱ교수의 성희롱·성추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결국 인사위원회는 지난 1일 ㄱ교수의 해임을 결정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ㄱ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인사위원회는 이를 반려하고 해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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