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안 반대 54%·찬성 33%… 1주일 새 역전, 채권단이 원하는 ‘시리자 실각’ 여부 안갯속

2015.07.01 22:12 입력 2015.07.02 09:42 수정
장은교 기자

3가지 예상 시나리오

‘신들의 나라’에서 ‘빚의 나라’가 된 그리스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오는 5일 예정된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크게 3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해볼 수 있다.

그리스 정부는 5일 국제채권단이 제안한 구제금융 협상안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묻는 투표를 실시한다. 유로존 국가들과의 협상에 실패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던진 승부수다.

예상 가능한 첫 번째 시나리오는 국민투표 결과 구제금융 협상안 찬성표가 더 많이 나오고, 이에 따라 조기총선이 실시돼 치프라스 내각이 붕괴하는 것이다. 조기총선에서 국민들이 협상 실패의 책임을 물어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치프라스 총리는 실각하게 된다. 채권단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다. 채권단 협상에 보다 유연한 입장의 세력이 집권하면 채권단은 이를 명분으로 재협상에 들어가거나 채무 지불기간을 연장해줄 수도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국민투표가 찬성 다수로 결말이 나더라도 치프라스 총리의 시리자가 재집권하는 안이다. 그리스 국민들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과는 별개로 시리자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조기총선을 하더라도 시리자가 재신임을 받아 이전보다 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영국 언론 이코노미스트도 “치프라스가 떠난다 해도 시리자는 여전히 다른 당들보다 지지율이 높고 대체할 만한 세력이 부재한 상황이라 재집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그리스 문제는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그리스 국민들이 채권단의 구제금융안을 반대하는 것이다. 그리스에서는 은행 영업중단과 자본통제 조치가 발표된 뒤 반대 여론이 큰 폭으로 증가해 찬성 여론을 앞질렀다. 그리스 여론조사기관 프로라타가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 54%가 반대, 33%가 찬성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렇게 될 경우 구제금융 협상은 완전히 결렬되고 ‘그렉시트 선언’ 상황에 돌입할 공산이 크다. 그리스는 유로 대신 드라크마를 발행하고, 현재와는 전혀 다른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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