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생산기지, 중국 떠나 베트남으로

2016.05.26 15:53 입력 2016.05.26 22:21 수정

코트라, 27개 기업 분석

‘유니클로’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일본 저가 의류업체 패스트리테일링은 생산량의 85%를 중국에서 제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인건비가 계속 상승하면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공장의 생산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베트남에는 저렴한 인건비에 양질의 노동력이 풍부한 데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로 관세 혜택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생산기지, 중국 떠나 베트남으로

중국 의류업체인 ‘게인 러키(Gain Lucky)’는 지난해 11월 베트남에 3억달러를 투자해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미국이 주요 수출시장으로 부상하자 TPP를 활용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글로벌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인건비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데다 TPP 타결,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출범 등 국제통상 환경이 변화하면서 베트남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TPP는 지난 2월 정식 서명을 거쳐 각국이 비준 절차에 돌입했다. AEC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10개국이 참여해 지난해 말 공식 출범했다.

코트라는 26일 ‘국제통상 환경 변화와 글로벌 생산기지 변화 동향’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도요타, 보잉 등 27개 글로벌 기업의 공장 이전 및 이전 추진 31건을 분석한 결과,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기업이 가장 많고 유출 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이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생산기지, 중국 떠나 베트남으로

조사 대상 31건의 절반에 가까운 15곳이 베트남으로의 이전을 원했고, 베트남을 떠나려는 기업은 1곳에 불과해 순유입 기업 수가 14개에 달했다. 순유입 기업 수 2위인 멕시코(3개)에 월등히 앞선 1위다. 반대로 그동안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은 순유출 기업이 8개로 가장 많았다.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기업은 3개인 데 반해 중국을 떠나려는 기업은 11개로 나타나 중국에서의 기업 이탈 현상이 뚜렷했다.

코트라는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이유는 TPP 활용과 인건비 절감 때문이고, 중국을 떠나려는 이유는 인건비 상승과 TPP 타결이었다”며 “국제통상 환경의 변화로 베트남과 중국 간 국제 분업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섬유와 의류 등 노동집약 산업과 가전 등 단순 조립형 산업은 베트남으로, 첨단 산업은 중국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인건비 상승으로 노동집약형 산업의 탈(脫)중국 현상이 심해지고 있지만 정부의 산업고도화 정책으로 첨단·고부가가치 산업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반도체, 항공, 화장품 등의 생산기지로 각광받고 있다.

한편 전체 기업과 국가들의 이전 사유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무역협정 활용을 목적으로 한 경우가 51.5%인 2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전 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섬유·의류 분야가 14개로 가장 많았고, 전자제품(5개), 가전제품(2개), 자동차(2개)가 뒤를 이었다.

윤원석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TPP 체결에 따른 원산지 규정이 생산기지 이전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향후 TPP 발효 등 주요 무역협정의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