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한국 20대 남자는 왜 변심했나…‘남성 마이너리티 정체성’의 발견

2019.10.04 20:28 입력 2019.10.04 20:31 수정

20대 남자

천관율·정한울 지음

시사IN북 | 240쪽 | 1만6000원

[책과 삶]한국 20대 남자는 왜 변심했나…‘남성 마이너리티 정체성’의 발견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의 대통령 지지율이 다르게 나오는 것은 특이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 같은 세대에서 성별에 따라 지지율 차이가 2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20대 남성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이때부터다. 20대 여성에 비해 유독 낮은 20대 남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페미니즘의 부상에 대한 반작용일까, 유난히 공정성에 민감해서일까. 이 같은 질문에서 시작한 책이다.

주간지 ‘시사IN’ 기자와 여론조사 전문가인 두 저자는 ‘20대 남성’을 규정하기 위해 문항만 200여개인 초대형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해 지난 4~5월 시사IN을 통해 보도했고, 당시 기사와 다 게재하지 못한 자료를 덧붙여 책을 엮었다.

저자들은 20대 남성에서 ‘남성 마이너리티 정체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남성이 약자라는 인식, 정체성이 등장한 것이다. 그래서 만연한 성차별을 바로잡기 위한 여성 우대정책 등을 많은 20대 남성들은 ‘역차별’이 아닌 ‘차별’이라고 말한다.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도 있다. 남성 우대를 누린 기성세대가 사다리를 걷어찬 것도 모자라 그 사다리를 여성 쪽에 갖다 바쳤다는 것이다.

특히 20대 남성 4명 중 1명은 페미니즘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일명 ‘반페미니즘 집단’으로 명명된 이들은 ‘여성 차별보다 남성 차별이 더 심각하다’는 명제에 100% 동의했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들이 무조건 여성이라고 반감을 가지는 게 아니라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도움을 받는 데 큰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가령 ‘취업 시 여성 할당제’에는 100%가 부동의하지만,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 지원’ 등에는 64%나 동의한다. 한편으로는 치열한 경쟁사회가 이 같은 가혹한 기준을 만들게 했다고 지적한다.

20대 남성을 본격 분석한 건 의의가 있지만, 중언부언이 많다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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