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코로나 시대…제주 ‘장기체류’ 관광객 늘었다

2021.09.02 20:41 입력 2021.09.02 20:55 수정

한 달 캠핑·올레길 완주 등
6일 이상 숙박 20%에 육박

제주의 힐링 관광지 중 한 곳인 사려니 숲길. 제주도 제공

제주의 힐링 관광지 중 한 곳인 사려니 숲길. 제주도 제공

지난 7월 제주시 조천읍에서 20여일간 자녀 2명과 머물렀던 박모씨(35·인천)는 “예전 제주 여행을 할 때면 관광지 위주로 돌아다니느라 바빴는데 이번 제주살이 동안에는 아이와 해안, 오름을 다니고 유명 관광지나 체험 시설은 관광객이 적은 평일에 조용히 즐겼다”고 말했다. 박씨는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지인은 코로나19 유행이 상대적으로 덜한 제주에서 ‘1년살기’를 하며 아이를 학교도 보내고 자연에서 뛰어노는 삶을 살더라”며 “한 달 동안 캠핑을 하겠다거나 올레길 완주를 하겠다며 제주로 간 친구 부부도 있다”고 말했다.

박씨처럼 최근 제주에서 한 달 이상 장기체류하는 관광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장기체류는 은퇴 후 분주했던 삶을 정리하기 위해 제주를 찾거나 캠핑과 낚시·골프 등 취미 생활을 하기 위해, 또는 나홀로 삶을 살아보기 위해서 등 다양한 이유였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세를 피해 제주를 찾거나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치유하기 위한 목적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 서귀포시는 지난 6월1일부터 8월13일까지 서귀포종합관광안내소와 소라의성 시민 북카페 2곳의 방문 관광객 2001명을 대상으로 ‘2021년 서귀포시 방문관광객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6박 이상 숙박하는 비율이 19.6%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조사에선 12.3%였다.

제주도 전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방문 관광객 34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주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서도 6박 이상 장기체류했다는 응답은 11.7%였다. 관광 형태도 건강과 치유를 위한 여행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여행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개선사항으로 ‘힐링·치유 관광’을 꼽은 비율이 16.4%로 전년보다 2%포인트 늘었다. 제주관광공사가 지난 1월 발표한 ‘코로나19 전후 제주여행 키워드 변화 분석’을 보면 코로나19 이후 ‘캠핑’, ‘오름’, ‘차박’ 등에 대한 검색이 크게 늘었다. 여행 트렌드가 ‘해외여행 대신 제주도’, ‘청정자연에서의 소규모, 나홀로 여행’, ‘유명관광지+맞춤형 힐링’으로 변화했다고 제주관광공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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