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사 때 음주운전 전과자 임명 논란
원희룡 “스쿨존 위반 차량 명의만 본인”
2년여 전 “어린이 통학로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명의의 차량의 과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규정속도 위반으로 과태료를 납부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 후보자는 “제주도 장애인체육회가 운영하는 차량으로 소유자가 제주지사였을뿐 법규 위반과 후보자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27일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실에 따르면 원 후보자는 2017년 11월7일 제주시 외도초등학교 앞 사거리에서 스쿨존 제한속도를 위반해 그해 12월12일 5만6000원의 과태료를 납부했다.
원 후보자는 제주지사이던 2019년 12월26일 스쿨존 초등학생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서 ‘민식이법’이 제정되자 제주 오라초등학교를 방문해 어린이 통학로 교통안전 간담회를 진행했다. 원 후보자는 이 간담회에서 “(통학로 안전을 위해) 실정에 맞는 구체적 실행계획을 세워서 시범적으로 그리고 최우선적으로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어린이 통학로 안전을 위한 조례 개정과 문제 해결을 위한 실효성 있는 기구 신설도 약속했다.
원 후보자는 이 외에도 자신의 명의로 된 차량이 여러 차례 교통 법규를 위반해 과태료를 냈다. 2018년 6월17일과 11월5일, 2021년 10월27일 세 차례 규정속도를 위반해 합계 12만원 상당의 과태료를 냈다. 2021년 9월11일에는 서울 관악구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한 달 뒤 7만원의 과태료를 납부했다. 최근에도 교통 법규를 더 위반한 사례가 있는데, 이 중에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불법 주차도 포함돼 있다.
원 후보자는 “스쿨존 제한속도 위반 차량은 제주도 장애인체육회가 운영하는 차량으로 차량 소유자를 기관 사정상 당연직 회장인 제주지사로 지정하고 있다”면서 “차량 운행 과정에서 관련 법규 위반 여부도 후보자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원 후보자는 제주지사 재임 시절 음주운전 전과자를 시장에 지명해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원 후보자는 2020년 6월 안동우 현 제주시장과 김태엽 현 서귀포시장을 시장에 내정했다.
김 시장은 민식이법 시행 이튿날 제주 노형중학교 정문 앞 도로에서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콜농도 0.101% 상태에서 차량을 150m가량 몰아 약식기소됐다. 안 시장은 1998년 음주 뺑소니 사고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제주도의회에서 “음주운전 범죄자를 시장으로 내정하는 것은 도민 생명과 안전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원 후보자는 시장 임명을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