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치권은 대체로 “환영”…언론 평가는 엇갈려

공화당 의원들도 민주당 소속인 펠로시 지지하는 공동성명

NYT “대만 지원 강화를” “위험하고 무책임” 극과 극 칼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간) 대만을 전격 방문한 데 대해 미국 내에선 지지와 응원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해 위험을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중국과의 경쟁과 갈등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견해차가 반영된 반응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관한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생각을 알려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펠로시 의장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답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추진에 관해 “지금 당장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치권은 환영 일색이었다.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를 포함한 공화당 상원의원 26명은 민주당 소속인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지난 수십년간 전 하원의장을 비롯해 미 의회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해 왔다”면서 “이번 방문은 우리가 약속했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다른 기류도 감지됐다. 폭스뉴스는 대표적 진보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고 보도했다. 샌더스·워런 상원의원의 침묵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의 반발을 필요 이상으로 키움으로써 미·중 협력 가능 공간을 좁힐 수 있다는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난해 6월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기후변화, 코로나19 팬데믹, 핵확산, 경제적 불평등, 테러리즘과 부패 등 지구적 도전은 일국의 노력만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없다면서 중국과 신냉전을 벌여선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언론에서도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브렛 스티븐스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취소했더라면 중국은 강압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고, 이는 향후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에 더욱 거칠게 행동할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주 의회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하고, 대만에 대한 첨단 무기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같은 신문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무모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핵보유국 러시아와 간접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역시 핵보유국인 중국과의 불필요한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부담만 가중했다고 프리드먼은 주장했다.

2014~2017년 주중 미국대사를 지낸 맥스 보커스 전 민주당 상원의원도 CNN방송에서 펠로시 의장은 평의원과 신분이 다르다면서 그의 대만 방문은 중국으로서는 ‘도발’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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