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야구 봤다더니…‘2008년 사진’ 공개한 한동훈

2024.01.12 13:47 입력 2024.02.22 11:24 수정

“지난 민주당 정권에서 할 일을 제대로 했다는 이유로 네 번 좌천당하고 압수수색도 두 번 당했는데요, 그 처음이 바로 이곳 부산이었습니다. (중략) 저는 그때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했고, 서면 기타 학원에서 기타를 배웠고, 사직에서 롯데 야구를 봤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부산시당 당직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위원장이 지난 정권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사실상 좌천 발령된 시기는 2020년 1월 8일이다. 그는 그해 6월 법무연수원으로 전보돼 경기 용인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한 위원장이 부산에 머문 시기는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인데, 한국프로야구는 2020년 5월부터 10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008년 부산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관람하는 모습. 국민의힘 제공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008년 부산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관람하는 모습. 국민의힘 제공

한 위원장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민의힘은 이를 의식한 듯 12일 기자들에게 2008년 한 위원장이 부산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관람하며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국민의힘 공보 담당자는 “한 위원장은 2007~2009년 2년과 2020년 두 번에 걸쳐 부산에 살았기 때문에 짧은 몇 줄로 축약해서 세세히 소개하지 못할 정도로 부산에서의 좋은 추억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사진은 한 위원장이 문재인 정권에서 부산으로 좌천 발령받았을 시기가 아니라 법무부 정기인사를 통해 부산지검 평검사로 근무하던 시기 촬영됐다. 시기는 달라도 롯데 야구를 직관하긴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위원장은 사직에서 야구를 봤다고 했지 직관했다고 한 적은 없다”며 “맥주집에서 봤을 수도 있고 TV로 봤을 수도 있다. (무관중 시기) 직관하면 현행법 위반인데 그걸 직관했겠느냐”라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이처럼 자신의 과거 사진이나 셀프 카메라를 공개하며 적극적인 ‘셀럽(Celebrity·유명인) 정치’ 행보를 하고 있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의자 위에 올라가고, 구름떼처럼 몰려든 지지자들의 사인·사진 촬영 요구에 일일이 응하고, 지지자들을 배경으로 셀프 카메라와 동영상을 찍는 등의 행동 모두 이전 당 대표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한 위원장에게 “제발 사인해 주세요”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한 위원장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지지자들은 한 위원장의 차량 앞에 몰려들어 그의 ‘퇴근길’을 배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부산시당 당직자 간담회를 마친 뒤 지지자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이두리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부산시당 당직자 간담회를 마친 뒤 지지자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이두리 기자

한 위원장은 지난 10일 부산 자갈치시장에 ‘1992’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1992년은 부산 연고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해다. 이 티셔츠는 다음날 오전 의류 쇼핑몰 실시간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1일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한 위원장 티셔츠에 대해 “그냥 부산의 힙한 아이템 하나 장착하고 가신 것”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자이언츠가 1992년 이후 우승을 못했다는 것이 어떤 분들한테는 조롱의 의미”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아마 (한 위원장이) 이번에 부산의 다선 의원들을 오히려 다 자를 것”이라며 “티셔츠는 입었지만 부산의 핵심 정치는 다 자르려고 하는 행보와 보여주려는 이미지가 동치화될 수 있을까 하는 게 중요한 거지, 한 위원장이 무엇을 입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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