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오디세이아 - 호메로스

2019.02.01 19:28 입력 2019.02.01 19:33 수정
김태만 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

영웅에 대한 염원

[김태만의 내 인생의 책]⑤ 오디세이아 - 호메로스

인간의 삶은 원심력과 구심력 사이의 길항으로 이어지는 끊임없는 여정이다. 늘 떠남을 동경하고, 떠나서는 귀환을 꿈꾼다. <오디세이아>는 트로이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겪은 10년 동안의 여행과 귀향의 과정을 노래한 대형 서사시다.

시련을 겪지 않고서 영웅이 될 수는 없다. 집을 떠나 갖은 모험과 시련을 극복하고 마침내 영웅이 되어 귀향한다. 그래야 금의환향이 더 빛난다.

시련은 모험으로 극복된다. 특히 대양은 위험한 괴물이나 마녀들의 유혹으로 들끓는 용광로와도 같다. 때로 친절을 가장한 악마나 외눈박이 괴물과도 싸워야 한다.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의 귀환을 방해하는 칼립소의 유혹과 마지막에는 아름다운 음악을 이용해 죽음으로 인도하는 사이렌과도 싸워 이겨야 한다.

<오디세이아>는 위험과 모험이 끊임없이 이어진 망망대해의 역경을 극복하고 집으로 귀환하는 영웅의 이야기다. 하지만 오늘날 ‘안전사회’라는 관점에서 <오디세이아>를 읽어 보면 어떨까? 안전사회에 대한 염원은 고대 그리스라 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루도 근심 걱정 없이 재난과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가 안전이다.

현대사회를 재난사회라 해도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 교통사고나 화재는 일상화됐다. 악화된 수질과 숨쉬기조차 어려운 대기질, 약품의 오·남용 등은 재앙이 되어 간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괴물이나 악마와 싸워서 영웅이 되었지만, 현대는 위험으로부터 살아남아 영웅이 된다. 예나 지금이나 한 치도 달라지지 않은 영웅에 대한 염원이야말로, 인간의 삶에 대한 가장 평이하면서도 감동적인 은유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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