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길수록 추위 더 느껴” 보도의 진짜 진실

2021.03.06 10:31

[언더그라운드.넷] “올겨울 유난히 추운 이유가 있었네.”

3월 초 때늦은 폭설. 여지없이 이 ‘짤’(사진)이 올라왔다. 지상파 뉴스 캡처 사진이다.

하단의 자막은 이렇다. “못생길수록 추위 더 느껴.”

/aaga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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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떠오르는 의문. 외모에 대한 가치판단은 주관적인데 어떻게 증명 가능할까.

뉴스 검색을 해보면 인터넷 가십 전문매체 인사이트에서 “‘못생길수록 추위 더 느낀다’는 소문의 진실”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그러나 이 기사에선 해당 뉴스 캡처 사진은 합성됐다며 지나가면서 언급할 뿐, 아래에는 수면이 부족하거나 피로가 누적돼 몸의 면역력이 약해졌을 경우 등 ‘추위를 더 잘 느끼는 사람들’의 건강문제를 풀고 있다.

찾아보면 2014년경부터 퍼진 사진이다. 올해 3월까지 살아남은 인터넷밈이 됐으니 이 정도면 ‘인터넷 고전’으로 등극한 밈이 되겠다.

처음 사진이 퍼졌을 때부터 합성사진이라는 추정이 대세이긴 한데, 사진의 유래나 기원을 추적하는 글은 안 보인다.

그러다 보니 “알통 굵기가 정치신념 좌우”, ‘비 오는 날은 소시지빵’과 같은 방송뉴스 캡처 사진과 함께 “뉴스에도 나온 검증된 사실”이라며 이 사진이 돌기도 한다.

앞에 거론한 두 건은 모두 진짜다. 2013년 2월 18일, 그해 10월 8일 MBC가 보도한 뉴스다.

지난 2018년 한 블로그에선 이런 품평까지 나왔다.

“저는 누가 재미있게 만든 합성사진인 줄 알았는데, 진짜 SBS에서 2014년에 방송한 거라고 하네요. 아나운서 옷 봐요. 분명 한겨울에 방송했을 텐데 아주 여름처럼 덥게 입었네요. 아주 그냥 이뻐서 안 춥다고 자랑하는 건지. ‘난 안 추운데? 넌 춥니? 훗~’”

결국 사진의 정체는 미궁에? 잠깐. 사진 속에 단서가 있다.

자막 밑에 나와 있는 “캐나다, 2015년 한국 등 72개국 관세 특혜 지위 제외”라는 단신 국제뉴스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이 뉴스는 SBS 8시뉴스에서 2013년 3월 22일에 방영한 것이다. 그렇다면 해당 짤의 원본도 이 날짜 보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SBS 사이트의 과거 뉴스아카이브에서 해당 날짜의 뉴스를 볼 수 있다.

원래의 자막은? “가스배관 타고 빈집털이 기승”이었다.

2013년 3월 22일 SBS 8시뉴스 보도/SBS 뉴스 아카이브에서 캡처

2013년 3월 22일 SBS 8시뉴스 보도/SBS 뉴스 아카이브에서 캡처

사진 속 여성 앵커와 관련해 SBS 측은 “당시 진행 앵커는 지난해 퇴사한 박선영 아나운서”라고 밝혔다.

돌이켜보면 아나운서의 뒤 배경도 유력한 ‘단서’였다.

연립주택가 담벼락을 자료화면으로 쓰면서 ‘못생기면 더 춥다’는 토픽성 연구결과를 보도하는 건 뜬금없다.

결론. “못생길수록 추위 더 느껴”라는 뉴스 영상 캡처 글은 자막합성이 맞다. 원본은 2013년 3월 22일 SBS 8시뉴스에서 방영한 “가스배관 타고 빈집털이 기승”이라는 꼭지명의 보도였다. 오늘의 팩트체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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