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주 동전 ‘오행대포’ 익산서 국내 첫 발굴…“백제의 국제교류 중요 자료”

2023.10.12 11:08 입력 2023.10.12 20:51 수정

익산 금마면 ‘서동 생가터’ 발굴조사서 확인

13일 발굴현장서 조사 성과 공개

중국 남북조시대 북주의 동전 ‘오행대포’가 국내 처음으로 전북 익산 금마면의 ‘서동생가 터’로 알려진 발굴조사 현장에서 출토됐다. 사진은  항아리 속에 담긴 오행대포 모습. 문화재청 제공

중국 남북조시대 북주의 동전 ‘오행대포’가 국내 처음으로 전북 익산 금마면의 ‘서동생가 터’로 알려진 발굴조사 현장에서 출토됐다. 사진은 항아리 속에 담긴 오행대포 모습. 문화재청 제공

백제 고도인 전북 익산에서 중국 남북조시대 북주(北周·557~581)의 동전인 ‘오행대포(五行大布)’가 국내 처음으로 발굴됐다.

북주의 3대 황제 무제 때인 574년에 주조한 화폐로 알려진 오행대포의 국내 발굴은 당시 백제의 국제 교류 흔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삼국사기> 등 문헌기록에 나타난 백제와 북주 간 교류를 증명하는 역사적·학술적으로 중요한 유물이기도 하다.

문화재청은 “전북 익산시와 함께 발굴조사 중인 익산 금마면 서고도리 ‘서동 생가 터 유적 정비’ 현장에서 북주시대 때 발행한 동전 오행대포가 국내에서 처음 출토됐다”며 “13일 발굴현장에서 설명회를 통해 조사 성과를 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

오행대포는 기둥 위에 생활공간을 만든 굴립주건물(掘立柱建物) 터 입구의 땅속 구덩이에서 확인됐다. 구덩이 안에는 뚜껑이 덮여 있는 입이 곧고 목이 짧은 항아리(직구단경호)가 있었고, 그 속에 오행대포 5점이 십(十)자 형태로 담겨 있었다.

오행대포의 앞면(왼쪽)과 뒷면. 문화재청 제공

오행대포의 앞면(왼쪽)과 뒷면. 문화재청 제공

전북문화재연구원 발굴단은 토기와 오행대포가 고대 풍습 가운데 하나로 땅의 악한 기운을 누르고 선한 기운을 북돋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묻은 지진구(地鎭具)로 활용됐다고 분석한다. 실제 주변 백제 유적은 물론 고대 유적에서는 토기나 토기 속에 특정 물건을 넣어 묻은 사례들이 있다.

발굴단은 “이번에 출토된 오행대포는 북주 3대 황제 무제 때인 건덕 3년(574)에 주조한 화폐”라며 “백제가 중국 남북조시대 남조뿐 아니라 북조, 북주와도 활발히 교류했음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백제 지역에서 중국과의 교류를 확인할 수 있었던 화폐로는 1971년 공주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오수전(五銖錢)’이 대표적이다. 오수전은 중국 한나라부터 남북조시대를 거쳐 당나라 때인 621년 폐지된 화폐다.

오행대포가 출토된 ‘서동 생가 터’ 유적은 백제 무왕(서동)과 관련된 탄생 설화지로 지난해부터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백제시대의 대형 석축 저온저장고 2기, 굴립주건물지 3동, 조선시대 기와가마 5기 등 16기 유구가 확인되기도 했다.

발굴조사 당시 땅 속 구덩이에서 항아리가 발굴되는 모습(왼쪽)과 안에 오행대포가 담겨 있었던 항아리.  문화재청 제공

발굴조사 당시 땅 속 구덩이에서 항아리가 발굴되는 모습(왼쪽)과 안에 오행대포가 담겨 있었던 항아리.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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