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 엠…’

2012.06.19 21:24
백은하 기자

아이돌의 ‘성장’보다 ‘성취’ 담은 다큐

보아, 강타,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f(x)…. 만약 이 아이돌 중 한 그룹, 아니 단 한 멤버의 팬이라고 해도 이 영화는 꽤 반가운 영화일 것이다.

21일 개봉하는 <I AM: SMTOWN LIVE WORLD TOUR in Madison Square Garden>(이하 <아이 엠>·사진)이라는 긴 제목의 이 영화는 2011년 10월23일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SM타운의 월드투어를 중심으로 SM 소속 아이돌들이 어떻게 이 큰 무대에까지 오르게 되었나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자칫 공연 중계로 그칠 수 있었던 <아이 엠>의 화면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멀게는 10여년 전부터 차곡차곡 쌓인 이들의 기록영상이다. 보아부터 샤이니의 태민까지, 이제는 스타라고 불리는 32명의 아이돌들이 첫 오디션을 받던 순간부터 연습생 시절의 고된 훈련 과정, 데뷔 무대를 앞둔 대기실에서의 풍경까지 5000여개의 테이프에 담긴 이들의 생생한 기록은 현재 무대와 교차되며 종으로 횡으로 바쁘게 영화를 직조한다. 열다섯의 앳된 보아가 “마돈나라는 유명한 여자께서 공연을 했다던 여기(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저도 꼭 공연하고 싶어요”라고 다짐하는 순간이나, 초등학교 5학년의 설리가 쑥스럽게 첫인사를 건네는 모습, 중국 출신의 빅토리아가 뽀로로 동화책으로 한글 연습을 하는 순간처럼 소소하지만 흥미로운 장면들이 영화 전체에 고르게 포진되어 있다. 또한 세월 혹은 의학의 은총으로 점차 완성형으로 발전해나가는 아이돌들의 외모 변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리뷰]영화 ‘아이 엠…’

하지만 이수만 사장과의 포옹으로 마무리짓는 이 영화는 SM이 탄생시킨 어린 프로페셔널들의 빛나는 ‘성취’는 기록했을지언정 그 소년·소녀들의 진짜 ‘성장’의 순간은 담아내지 못한다. ‘강타: 안칠현’ 식으로 아이돌들의 본명과 활동명을 나란히 배치하며 끊임없이 그들의 이면을 탐구하려는 시도는 형식에 그치고 만다. “졸업할 수 없는 학교”라는 영화 속 최시원의 말은 분명 긍정적인 표현이었겠지만 동시에 이 영화의 한계처럼 들린다.

<아이 엠>은 SM이라는 스타사관학교의 풍경을 성실히 담아낸 다큐멘터리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아이 엠>은 과연 이 ‘학생들’이 이수만이라는 ‘교장’ 선생님을 떠나 진짜 사회로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비전은 끝내 보여주지 못한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