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회 이화경향음악콩쿠르

6개 부문별 1위 영광 ‘음악 꿈나무’ … 이젠 세계 무대로

2012.04.17 20:34 입력 2012.04.19 10:46 수정 문학수 선임기자

경향신문사와 이화여고가 공동 주최하는 국내 최고의 음악영재 등용문인 이화경향음악콩쿠르가 열띤 경연의 막을 내렸다. 61회째를 맞은 올해 대회는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열렸다. 서울 중구 정동의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과 상명대학 상명아트센터(성악 부문)에서 열띤 경합을 펼친 결과, 모두 19명의 1위 입상자가 탄생했다. 올해에는 모두 1039명이 참가했다. 822명이 참가했던 지난해보다 더욱 경쟁이 뜨거웠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등 5개 부문은 초·중·고등부로 나눠 경연을 진행했고 성악 남녀 부문은 고등부·대학일반부로 나눠 경합을 펼쳤다. 특히 피아노 부문 참가자들이 지난해 258명에서 올해 346명으로 대폭 늘었다. 플루트 부문도 130명에서 164명으로, 성악 부문도 100명에서 161명으로 참가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1위 입상자는 피아노 3명, 바이올린 4명, 첼로 3명, 플루트 3명, 클라리넷 3명, 성악 3명이다. 성악 여자 부문 대학일반부는 아쉽게도 1위를 내지 못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18일 열리며 장소는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 피아노

남궁윤서(12·정덕초등 6년)

“암투병 중에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던 피아니스트 서혜경”을 존경한다는 어린이다. “피아노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8살 때 동네 학원에서 취미로 시작했다. 테크닉이 부족하다고 자평하면서 “그 부분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데 잘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스트레스를 좀 받는다”고 했다.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장래 희망이다. 책읽기를 좋아한다.

정규빈(15·예원학교 3년)

음악을 공부하다가 힘들면 “베를린 필하모닉의 교향곡 DVD를 틀어놓고 지휘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린다”고 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이를 가진 베토벤의 음악”을 가장 사랑하고, “사람들에게 위로와 따뜻함, 때로는 도전을 주는 지휘자”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꿈이다. 요즘에는 학교에서 책읽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고전읽기의 재미에 빠져 있다.

우용기(18·서울예고 3년)

이화경향콩쿠르에 세번을 도전했으나 예선에서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네번만에 1위를 차지한 오뚝이다. 피아노 학원을 하는 어머니 덕택에 자연스럽게 피아노를 시작하게 됐고, 아르투르 루빈슈타인과 상송 프랑소와 같은 ‘옛날 거장’들의 연주를 좋아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좋아하고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중용을 지키는 피아니스트”를 꿈꾸고 있다.


■ 바이올린

박소리(12·하백초등 6년)

7살 때 이모가 연주하는 것을 보고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1등 수상 소감을 묻자 “아침저녁으로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이번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바이올린으로 아름다운 노래를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고, “열정적으로 멋진 연주를 보여주는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김정윤(15·예원학교 3년)

솔직한 태도와 깊은 생각이 돋보인다. “부모님이 모두 직장에 나가셔서 연습할 때 좀 외로웠다”고 했다. “레슨을 받을 때 음악과 관련되지 않은 제 엉뚱한 얘기를 다 들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오이스트라흐와 정경화를 본받고 싶은 바이올리니스트로 꼽았다. “학과 공부는 좀 부족해도 국어는 잘한다”며 “클래식 음악가는 아니지만, 마이클 잭슨도 참 멋지다”고 했다.

김지인(17·서울예고 2년)

“테크닉이 또래들에 비해 많이 뒤처져 어려웠다”며 겸양을 내비쳤다. 정경화의 깊이 있고 울림이 있는 바이올린 소리를 사랑하고, “힘들고 지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희망과 용기, 감동을 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음악 외에 다른 공부에도 흥미가 많다. 특히 사람의 심리에 관심이 많아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다.

장윤선(17·서울예고 2년)

중학교 때 이화경향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한 적이 있다. “연습을 오래하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짧은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는 편”이다. 연습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면 ‘만들기’로 푼다고 했다. 무엇이든 만드는 걸 좋아한다. “요리와 바느질도 수준급”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한 말 가운데 “집중하지 않고 하기 싫은 연습을 하는 것은 안 하는 것만 못하다”는 말을 금과옥조로 삼고 있다.


■ 첼로

표현아(11·경기초등 5년)

“많이 긴장했지만, 1등을 하는 순간 하늘을 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진짜 첼리스트가 된 것 같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1학년 때 첼로를 시작, “하기 싫어서 울었던 적도 많지만, 이젠 점점 더 첼로가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요즘 집안이 경제적으로 좀 어려워져 더 간절하게 연습했다”는 ‘속 깊은 딸’이다. 노래 부르길 좋아하고 “앞으론 학과 공부도 첼로처럼 열심히 할 것”이라며 웃었다.

허자경(15·예원학교 3년)

초등학교 때도 이화경향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로 2관왕이 됐다. 첼리스트 자크린 뒤 프레,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를 좋아하고, “청중과 음악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학과 성적도 우수하다. “지금까지 성적 우수상을 놓쳐본 적이 없다”고 했다.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을 좋아하고 영화 보는 것을 즐긴다.

윤설(17·서울예고 2년)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본 첼로가 계속 마음을 끌어당겨서” 악기를 손에 잡게 됐다. “다른 친구들보다 늦게 시작한 데다 성격까지 소심해서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강아지와 놀면서” 스트레스를 이겨내곤 했다. 닮고 싶은 첼리스트는 로스트로포비치. “그의 첼로는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며 “나도 그런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동물과 교감하며 노는 것이 취미다.


■ 플루트

곽채윤(12·석봉초등 6년)

2학년 때 목사님의 권유로 플루트를 시작했다. 콩쿠르 무대에서 연주할 때 “연습한 만큼 좋은 소리가 나지 않고 시간은 자꾸 흘러가 굉장히 초조했다”고 말했다. “친구들이 밖에서 노는 소리를 들으면서 꾹 참고 연습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음악 외에 영어와 수학 과목에도 흥미가 많다. “플루트를 통해 사람의 영혼에 감동을 주는, 색깔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은 것이 미래의 꿈이다.

김윤서(15·예원학교 3년)

“생각지도 못한 1등”이라며 즐거워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플루트를 시작, “학과 공부와 플루트를 함께하느라 늘 시간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도 ‘플루트’다. “아무 곡이나 한참 불고 나면 속이 시원해진다”고 했다. 엠마뉴엘 파후드의 깊고 맑은 플루트 소리를 좋아하고 “연주만 잘하는 음악가가 아니라 인격이 갖추어진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성찬(18·서울예고 3년)

이화경향콩쿠르에 여러 번 참가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시다가 “마지막 기회로 생각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아주 감사하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노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는데 그것을 참고 음악을 연습하는 게 많이 힘들었다”면서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좋은 CD를 듣거나 연주회장을 찾아가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주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 클라리넷

안유빈(11·대일초등 5년)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을 갖고 더 열심히 해야죠.”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할아버지의 클라리넷을 갖고 놀다가 여섯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콩쿠르 며칠 전에 감기에 걸려 고생했다. 음악을 잘하려면 건강해야 한다”며 웃었다. 선율이 아름다운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좋아하고,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걸작을 작곡한 베토벤을 존경한다. 학교에서 전교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신예은(13·예원학교 1년)

“아직 1학년이어서 예선에 붙은 것도 기적이라고 여겼는데, 내가 1등을 하다니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이 제일 뿌듯하다고 했다. “지금 이 순간만 잘 이겨내면 나중에 세계적인 음악가가 될 수 있을 거야”라는 자기 암시가 좋은 약이 됐다. “자비네 마이어처럼 청중과 소통을 잘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은 것이 꿈이다. 좋아하는 과목은 국어. 시를 읽는 것, 가요 듣는 것도 좋아한다.

강미루(16·선화예고 1년)

지금까지 이화경향콩쿠르에 다섯 번 도전한 끝에 영광을 안았다. “감정 몰입에 서툰 것이 항상 고민이었고, 콩쿠르 전에 감기로 고생했다”고 말했다. 음악을 공부하다가 힘들 때는 “카네기홀에서 연주하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이겨냈다. 첼로뿐 아니라 다방면의 지식이 풍부한 장한나를 좋아하고, “우울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클라리넷 연주자가 되는 것”이 미래의 꿈이다.


■ 성악(남·여)

김정래(18·서울예고 3년)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하다가 우연히 성악을 시작하게 됐다.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생각한 대로 음악이 나오지 않고, 소리 위주로만 노래하게 되는 것이 스스로도 가장 답답했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성악가는 바리톤 토머스 햄슨.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음악가”가 되는 것이 꿈이고, 가장 즐기는 취미는 “스키”라고 말했다.

김요한(27·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중학교 3학년 때, “아무도 권유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스스로 하고 싶어서” 성악에 발을 들여놓았다. “재능이 있어서 성악을 시작한 게 아닌 탓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했다”고 말했다. 축구, 야구 등 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아버지”라고 했다. “세계적인 테너가 고 싶은 꿈”을 안고 오는 20일 독일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이해원(18·서울예고 3년)

콩쿠르에 출전한 상태에서, 오는 21일에 있을 금호영아티스트 콘서트를 함께 준비하느라 “몸과 마음이 다 힘들었다”고 했다.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소프라노 조수미를 좋아하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성악가보다는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성악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학과 공부 중에는 영어가 많고 피아노 연주도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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