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션사극 ‘육룡이…’ 명예훼손 사전 방지…상상력 입히기 위해
5일 시작된 SBS 월화극 <육룡이 나르샤>는 태조 이성계와 정도전, 이방원 등 조선을 세우는 데 앞장섰던 인물들을 그린 이야기다.
고려말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많은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는데 눈에 띄는 인물이 ‘이인겸’이다.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이인겸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이 나온다.
‘우왕을 옹립한 귀족실력자로 고려 최고의 권력 실세. 늘 여유롭고 노련한 정치꾼으로 고려의 막후를 쥐고 흔든다. 훗날 최영과 이성계로 인하여 실각하고 권력을 잃는다’. 이 같은 설명은 고려말의 권력자로 알려진 이인임과 일치한다. 실제 지난해 방송됐던 KBS 드라마 <정도전>에는 이인임이라는 실명으로 등장한다. 그렇다면 왜 이 드라마에선 이인겸으로 바뀌었을까.
제작진은 이에 대해 “상상력을 극대화시켜 창작의 자유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쉽게 말해 후손들에 의해 종종 제기되는 명예훼손 소송 등 불필요한 송사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극본을 쓴 김영현 작가는 “이인겸 외에도 길태미, 홍인방은 이인임과 그의 측근 임견미, 염흥방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좀 더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도록 이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 팩트에 허구와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 사극’을 표방한다. 조선 건국에 영향을 미친 ‘육룡’에 해당하는 인물도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등 3명은 실존인물이지만 무휼, 이방지, 분이는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탄생한 인물이다.
이정명 작가의 원작소설 <뿌리깊은 나무>에 호위무사 무휼이 등장하긴 하나 이름 정도만 언급됐을 뿐이다.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세종의 한글창제 과정을 그렸던 전작 <뿌리깊은 나무>(SBS)에서 이미 이방지, 무휼을 등장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