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슈퍼카의 대명사 ‘엔초 페라리’

1898년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도시 모데나(Modena)에서 태어난 엔초 안셀모 페라리(Enzo Anselmo Ferrari)는 10살 때 처음으로 자동차 레이스를 구경한 후 매력에 흠뻑 빠졌다. 13살 때 이탈리아의 공업도시인 토리노에서 테스트 드라이버로 일하며 자동차 기술을 습득했다.

1919년 레이스 대회에 출전하며 카레이서로서의 인생에 첫 발을 내딛게 된 엔초 페라리는 1924년 ‘코파아체르보’(Coppa Acerbo·F1 페스카라 그랑프리로 개명)에 출전해 강적 독일의 벤츠 SSK를 제압하며 최고의 레이서 반열에 오르게 된다.

1920년대 레이싱카를 주로 제작해 온 알파 로메오(Alfa Romeo)의 레이서로 활동하던 엔초 페라리는 1929년 자신이 직접 ‘스쿠데리아 페라리’(Scuderia Ferrari)라는 팀을 만들게 된다. 엔초 페라리가 이끌던 페라리는 F40 모델을 내놓은 후 그가 사망하던 1988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레이스에서 5000회 이상 우승을 차지하고 20여개의 세계 타이틀을 획득했다.

엔초 안셀모 페라리(Enzo Anselmo Ferrari·왼쪽) <출처 (cc) Registro bandini at Wikipedia>

엔초 안셀모 페라리(Enzo Anselmo Ferrari·왼쪽) <출처 (cc) Registro bandini at Wikipedia>

총 400대 제작…도로용 F1카 평가 = 페라리는 페라리 왕국을 건설한 엔초 페라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엔초 페라리’(Enzo Ferrari)를 제작한다. 슈퍼카이면서 도로용 GT카인 엔초 페라리는 창업자의 이름을 따와 ‘엔초’라고도 불리며 페라리 창립 60주년 기념 모델이라고 해서 ‘F60’이란 닉네임을 가지고 있다. 엔초는 특히 F40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을 들을 만큼 성능과 디자인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페라리 F40 - 페라리 창립 40주년 기념모델 <페라리 수입사 ㈜FMK 제공>

페라리 F40 - 페라리 창립 40주년 기념모델 <페라리 수입사 ㈜FMK 제공>

엔초는 V12 6.0ℓ DOHC로 최고출력 660마력(7800rpm), 최대토크 67.0㎏·m를 낸다. 제로백 3.65초의 엔초는 F1에서 연승행진을 이어가던 당시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모델답게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며 출시 때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2002년 파리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엔초는 당초 349대만 한정 제작할 계획이었다. F40과 F50 등 페라리 고객들에게 구매 의사를 타진한 결과 양산도 되기 전에 다 팔릴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이후 50대를 추가 제작한 페라리는 2005년 1월 추가로 1대를 제작해 최종 제작대수를 400대로 맞췄다. 마지막 한 대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헌납됐는데 2004년 쓰나미 피해자를 위한 경매에 붙혀져 95만유로(127만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페라리 F50 - 페라리 창립 50 주년 기념모델 <페라리 수입사 ㈜FMK 제공>

페라리 F50 - 페라리 창립 50 주년 기념모델 <페라리 수입사 ㈜FMK 제공>

엔초의 디자인은 페라리의 동반자이자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인 업체인 피닌파리나(Pininfarina)사의 수석 디자이너 켄 오쿠야마(Ken Okuyama)가 총괄했다. 페라리 전통의 원뿔형태로 낮게 제작된 차체의 정면은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흡입구가 양쪽에 자리했다. 역삼각형의 웅장한 후드는 날렵하고 스포티한 느낌을 전달해 주고 있다. 양 문은 페라리에서 유일하게 채택된 ‘걸 윙 도어’(gull wing door·갈매기 날개처럼 위로 접어 올리면서 열 수 있게 만든 문) 방식이다. 실내의 시트는 페라리 전통의 붉은색으로 꾸며졌다.

엔초 페라리 <페라리 수입사 ㈜FMK 제공>

엔초 페라리 <페라리 수입사 ㈜FMK 제공>

F1의 강자인 페라리답게 엔초는 특히 공기역학적인 면이 강조됐다. 스포일러는 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됐고 윈드 터널(wind tunnel·풍동실험)에서의 테스트를 통해서는 정밀한 공기역학적 구조를 연구했다. 참고로 F1은 FIA(국제자동차연맹)가 규정하는 자동차경주대회로 공식 명칭은 ‘FIA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십’(FIA 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이고 약어로 F1이라 불린다. 공식적으로 1950년부터 시작됐으며 자동차 경주대회 중에서 가장 역사가 길다. F1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는 데 바로 현존하는 최고의 드라이버 미하엘 슈마허(Michael Schumacher)다. 드라이빙 실력 만큼이나 자동차 전반에 대해 지식이 출중했던 슈마허는 특히 엔초와도 깊은 인연이 있는데, 엔초의 개발에 참가해 조언을 주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엔초 페라리 실내 <페라리 수입사 ㈜FMK 제공>

엔초 페라리 실내 <페라리 수입사 ㈜FMK 제공>

공기역학 강조…슈마허 등 유명인 보유 = 엔초의 소재는 탄소섬유 재질로 차체는 물론 시트 구조에도 탄소섬유가 적용됐다. 카본 파이버 소재의 스티어링 휠은 시야 확보를 위해 비스듬히 잘려 있으며 F1 차량의 그것처럼 컨트롤 버튼과 스위치로 가득차 있다. 크기가 다른 등받이와 사이즈 선택이 가능해 운전자의 주행 스타일과 체형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소프트와 레이싱 모드 선택이 가능하며 F1 경주용 차가 아닌 도로용 차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카본 세라믹 소재(CCM)가 장착됐다. 이 소재는 브렘보(Brembo)사가 엔초를 위해 개발한 신형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만족스러운 제동력을 선사하고 있다. 엔초는 특히 F50과 마찬가지로 시트를 비롯해 페달 크기와 거리 등을 오너의 주문에 맞춰 별도로 제작하는 시스템이다.

미하엘 슈마허와 엔초 페라리 <페라리 수입사 ㈜FMK 제공>

미하엘 슈마허와 엔초 페라리 <페라리 수입사 ㈜FMK 제공>

자연흡기 방식의 강력한 엔진은 F1 출전 경험을 기반으로 제작된 새로운 65도 각도의 V12 엔진을 장착했다. 이 엔진은 낮은 회전율에서도 높은 출력과 토크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활용성을 자랑했다. 후부에 장착된 변속장치는 F1 차량과 마찬가지로 엔진에 직접 연결돼 있으며 서스펜션은 각기 독립적으로 제작됐다.

엔초 페라리의 엔진 <페라리 수입사 ㈜FMK 제공>

엔초 페라리의 엔진 <페라리 수입사 ㈜FMK 제공>

최고의 슈퍼카 명성에 걸맞게 엔초는 모두 전 세계의 갑부와 유명인들이 소유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알려진 인물들로는 미하엘 슈마허를 비롯해 영화배우 니콜라스 케이지, 기타리스트 에릭 크랩튼, 홍콩 영화배우 곽부성, 디자이너 타미 힐피거 등 부와 명성을 갖춘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앤초 페라리 제원

엔진 형식 : 6.0ℓ V12 / 배기량 : 5998㏄ / 최고속도 : 350㎞/h 이상 / 차체형식 : 2도어 쿠페 / 트랜스미션 : 6단 세미 오토메틱
최대출력 : 660hp·7800rpm / 최대토크 : 67.0㎏·m·5500rpm / 전장 X 폭 X 전고 : 4702㎜ X 2035㎜ X 1147㎜ / 휠베이스 : 2650㎜ / 총 중량 : 1255㎏
제로백(0-100㎞/h) : 3.65초 / 디자이너 : Ken Okuyama at Pininfarina / 생산년도 : 2002~2004년 / 총 생산대수 : 400대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