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명성 잇는 성공적인 새 출발,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2024.05.08 09:00 입력 2024.05.10 10:47 수정

8일 개봉하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2017년 <혹성탈출: 종의 전쟁>으로 막을 내린 ‘리부트 3부작’의 속편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8일 개봉하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2017년 <혹성탈출: 종의 전쟁>으로 막을 내린 ‘리부트 3부작’의 속편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리부트 중 하나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부터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 <혹성탈출: 종의 전쟁>(2017)으로 이어지는 리부트 3부작은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몇 해 전 속편 제작 소식이 들려왔을 때 기대만큼 우려가 많았던 건 그래서다. 애써 회복한 시리즈 명성에 누가 될까 걱정한 것이다.

개봉을 하루 앞둔 7일 언론에 공개된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이런 우려를 불식하며 성공적인 새출발을 알린다. 진화한 유인원과 인간. 이종 간 대립을 소재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영화는 증명한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리부트 시리즈 주인공이자 최초의 유인원 지도자 시저의 장례식으로 문을 연다. 이후 수백 년이 흐른 지금, 유인원은 지구의 주인이 됐다. 진화를 거듭한 유인원들은 이제 온전한 문장을 구사한다. 도구를 만들 줄 알며 반려동물을 기른다. 지배종인 유인원의 눈에 말할 줄 모르는 인간은 열등한 동물일 뿐이다. 인간이 과거 세계를 지배했다는 사실은 잊혀진 역사다.

결속의식(성인식)을 앞둔 독수리 부족 노아(오웬 티그)가 주인공이다. 용감하지만 족장인 아버지에 비하면 아직은 유약한 소년이다. 그런데 의식 전날 밤, 프록시무스 군단이 마을에 쳐들어온다. 프록시무스는 강력한 군사력을 무기로 제국을 건설하려는 야심가다. 겨우 살아남은 노아는 부족을 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나고, 프록시무스에게 쫓기는 인간 소녀 노바(프레이아 런)가 함께하게 된다.

영화는 노아가 노바와 함께 프록시무스에 맞서며 유인원들의 새로운 지도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좇는다. 시련 끝에 영웅이 탄생하는, 전형적인 영웅 서사의 구조를 띤다. 노아는 시저의 유산을 이어받아 ‘중간자적’ 위치에서 인간과 유인원의 공존을 고민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노아와 노바는 프록시무스에 맞설 때 끈끈하게 연대하지만 결국 유인원과 인간이다. 더 나은 유인원의 세상을 원하는 노아, 인류 문명의 복원을 꿈꾸는 노바 사이엔 우정과 긴장이 교차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것은 인류 문명이 멸망한 뒤 수세기가 지난 때다. 최초의 유인원 리더 ‘시저’가 죽고 그의 가르침이 구전으로 전해진다. 찬란했던 인간 문명은 이제 거대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의 배경이 되는 것은 인류 문명이 멸망한 뒤 수세기가 지난 때다. 최초의 유인원 리더 ‘시저’가 죽고 그의 가르침이 구전으로 전해진다. 찬란했던 인간 문명은 이제 거대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프록시무스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빌런이다. 그는 지식으로 앞서나가야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인간들이 쌓아온 지식을 빼앗으려 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프록시무스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빌런이다. 그는 지식으로 앞서나가야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인간들이 쌓아온 지식을 빼앗으려 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속 유인원의 세상은 고대 인류의 역사를 빼닮았다. 부족 간 전쟁이 벌어지고, 강한 쪽이 약한 쪽을 정복한다. 제국을 세우려는 프록시무스는 전설처럼 전해내려오는 시저의 가르침을 전유한다. “시저를 위하여!” 약탈과 폭력이 시저의 이름으로 자행된다. 이는 교만으로 결국 문명을 잃은 인간의 운명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냐는 시리즈 고유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웨스 볼 감독이 연출하고, <아바타: 물의 길>의 조쉬 프리드먼이 각본을 썼다. 리부트 3부작의 각본가 릭 자파, 아만다 실버도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 자칫 둔중해질 수 있는 이야기가 풍부한 감정과 긴장으로 탄탄히 세워진 것은 거대한 세계관 창조에 능한 감독과 각본가들 덕분이다. 인간의 지성을 탐하는 빌런 프록시무스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도 이들 솜씨다. 이는 앞으로 나올 후속편의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다.

시각특수효과(VFX)가 튼튼한 뼈대의 서사에 멋진 살을 입힌다. 러닝타임 145분 중 약 35분을 100% VFX로 만들었다. 거대한 숲이 된 고층 빌딩, 프록시무스 군단의 거처인 여객선 등이 실감나게 구현된다. 그러나 기술의 진가는 관객에게 시각적 쾌감을 주는 데 있지 않다. 복잡한 내면을 갖게 된 유인원들 얼굴에 당혹감이나 회한 같은 감정이 띄워질 때 이들의 진화는 설득력을 가진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