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쿠페의 새로운 바람 ‘폭스바겐 시로코’

2013.10.06 16:53 입력 2013.10.06 16:54 수정

폭스바겐에는 대중적으로 성공한 차들이 꽤 있다. 전 세계적으로 3000만대 이상 팔린 골프(Golf)를 비롯해 딱정벌레로 유명한 비틀(Beetle), 실용성과 편안함의 대명사인 파사트(Passat) 등이다. 이들 모두 당대를 대표하면서도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이들에 비해 인지도는 낮으나 혁신적인 디자인과 월등한 성능으로 인정받고 있는 차가 있다. 바로 시로코(Scirocco)다.

폭스바겐의 스포츠 쿠페 중 가장 성공한 모델로 꼽히는 시로코는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이자 골프와 파사트를 비롯해 국산차 포니를 디자인한 이탈리아 태생의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의 작품이다.

조르제토 주지아로 작품…골프 플랫폼 공유

1974년형 1세대 시로코. 카르만 기아의 후속작이며 주지아로의 작품이다. 출시 당시엔 ‘타입 53’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됐다.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1974년형 1세대 시로코. 카르만 기아의 후속작이며 주지아로의 작품이다. 출시 당시엔 ‘타입 53’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됐다.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시로코는 골프의 플랫폼을 공유했다. 골프보다 뒤늦게 개발에 들어갔으나 판매는 골프보다 몇 달 앞섰다. 1970년대 초 북미시장에서 비틀의 판매율이 저조해지자 폭스바겐 경영진은 현대적인 디자인의 소형차 개발에 착수했다.

토대가 된 모델은 클래식 비틀을 기반으로 1960년대 중반에 출시된 ‘카르만 기아(Karmann Ghia)’였다. 이 차는 독일의 카로체리아(Carrozzeria•디자인과 생산 능력을 갖춘 오랜 전통의 소규모 자동차 공방) 카르만(Karmann)과 이탈리아 디자인회사 ‘기아(GHIA)’에서 합작했다.

스포츠 쿠페이자 컨버터블 모델인 카르만 기아의 후속작 개발을 책임지게 된 주지아로는 1974년 3월 제네바 오토살롱에서 ‘타입 53’이라는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타입 53은 이내 시로코 쿠페로 이름을 바꿔 같은 해 4월 출시됐다. 골프보다 날렵하고 스포티한 시로코는 골프의 윗급 모델로 평가받았다.

시로코의 디자인적인 특징은 새로운 쿠페의 비율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휠베이스는 2.4m에 달했으며 확장된 보닛과 후면의 스포일러를 통합시킨 짧은 패스트백(fastback•자동차 뒷쪽의 지붕에서 끝까지 경사가 완만하게 돼 있는 차체 외형의 종류) 등은 클래식 스포츠카의 비율을 새롭게 정립했다. 또 최대 533ℓ의 적재 공간과 4명이 탈 수 있는 넉넉한 실내 공간 등은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세대 시로코.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1세대 시로코.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카르만 기아 후속작…레이싱 대회서 성능 입증

이 차는 당시로는 경이적인 175㎞/h이라는 최고 속도와 11초대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을 기록했다. 1세대 시로코는 출시 이듬해까지 8만5000대 정도가 팔렸다. 당시 시로코 구매 고객을 상대로 구입 이유를 묻자 42%가 디자인을, 25%가 스포티함을, 그리고 11%가 경제성에 반해 구매했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1976년 50대의 스페셜 모델이 추가로 출시됐다. 110마력(PS)의 이 모델은 레이싱 대회인 주니어 컵(Junior Cup)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스페셜 시리즈였다. 이 차는 독일 호켄하임에서 열린 주니어 컵 마지막 대회를 비롯해 시즌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세대 시로코.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2세대 시로코.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레이싱 버전의 시로코가 대회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자 폭스바겐은 같은 해 여름 일반 운전자들을 위한 모델을 곧바로 출시했다. 110마력 엔진의 시로코 GTI 모델이다. 시로코 GTI는 최고 속도 185㎞/h를 기록했다. 1세대 시로코는 1981년 2월까지 총 50만4153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같은 해 1세대 골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2세대 시로코가 출시됐다. 전장은 3.85m에서 4.05m로 확장돼 라인은 좀 더 부드러워지고 우아함을 더했다. 또한 공기역학계수가 0.38에 불과할 정도로 공기역학적인 면이 강화됐으며 연비 또한 향상됐다.

1985년엔 가장 강력한 시로코가 등장했다. GTI/GTX 모델은 최고속도 208km/h를 찍기도 했다. 20년 가까이 생산된 2세대 시로코는 1992년 9월까지 총 29만1497대가 생산됐다.

1986년형 16기통의 고성능 GTX 모델.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1986년형 16기통의 고성능 GTX 모델.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국내엔 고성능 시로코 R 소개…주행능력과 연비 눈길

16년 만인 2008년 등장한 3세대 시로코는 골프 5세대의 PQ35 플랫폼을 공유하고 1.4•2.0ℓ의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국내에는 지난해 2월 시로코 R라인에 이어 같은 해 9월 가솔린 2.0ℓ TFSI를 장착한 시로코 R가 소개됐다. 변속기는 6단 DSG가 조합돼 최고 265마력을 내며, 최대 35.7㎏•m의 토크를 뿜어낸다. 제로백은 5.8초(DSG기준), 최고 속도는 250㎞/h에서 전자적으로 제한된다. 공인연비는 복합연비로 11.2㎞/ℓ다.

3세대 시로코 R라인.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3세대 시로코 R라인.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안전장치로는 운전자가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보다 정확한 스티어링을 도와주는 차세대 전자식 주행 안정화 컨트롤(ESC)과 야간 주행 시 40㎞/h 이하의 속도에서 차량 진행 방향대로 비춰주는 정적 코너링 라이트, 전조등 세척 장치, 타이어 공기압 경고장치, 파크 파일럿 등이 기본으로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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