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앞서 방송하던 유튜버 흉기 찔려 사망…현장 생중계 돼

2024.05.09 22:01 입력 2024.05.09 22:20 수정

가해자는 또 다른 유튜버

피해자와 작년부터 ‘고소전’

경찰, 검거 후 계획 여부 조사

9일 오후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이날 오전 부산법조타운 인근에서 유튜버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 A씨가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이날 오전 부산법조타운 인근에서 유튜버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 A씨가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전 9시52분쯤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 앞 법조타운에서 50대 남성 유튜버가 또 다른 남성 유튜버를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상황이 고스란히 유튜브로 생방송됐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A씨를 사건 발생 1시간40여분 만에 경북 경주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흉기에 찔린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응급처치를 받은 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전 11시4분쯤 결국 숨졌다. A씨는 범행 직후 차량을 이용해 경주로 도주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두 남성은 특별한 주제 없이 일상을 담은 내용을 방송해왔던 유튜버들이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법원 앞 골목길에서 두 남성이 앞뒤로 걸어가는 모습과 가해자가 범행 뒤 차를 타고 도주하는 모습 등을 확인했다. 사건 장소는 부산법원 앞 건너편 법조타운으로 변호사와 법무사 사무실이 밀집한 곳이다.

숨진 B씨는 법조타운과 부산지법을 잇는 교차로 횡단보도 인근에서 습격당했다. 평소에도 수많은 법조 관계자와 소송 당사자들이 다니던 곳이다. 이날도 법원과 검찰에 업무를 보기 위해 법조인 등 시민들이 평소처럼 분주하게 다녔다. 시민들은 보도블록에 있는 혈흔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이들은 3년 전부터 서로에 대한 비방과 폭행을 이어왔다. 지난해 7월부터는 고소전을 벌였다. 이날 재판에 A씨는 피고인으로, B씨는 피해자로 참석할 예정이었다.

습격당한 B씨가 휴대전화를 떨어뜨리면서 공격 장면이 화면에 직접 담기지는 않았지만, 비명 등 잔혹한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소리가 그대로 전달됐다.

흉기를 휘두른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경주에서 검거됐습니다. 바다를 못 본 게 조금 아쉽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검거된 이후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검거 직전에 글을 남긴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계획범죄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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