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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서 쉽게 돈 빌린 20대, 대출 연체금 587억원···1년 새 264% 급등

2023.09.14 12:00 입력 2023.09.14 17:17 수정

20대 차주 신용 관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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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서울 서초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모씨(28)는 최근 카카오뱅크 대출을 통해 300만원을 대출 받았다. 이씨는 “주식투자로 소소하게 용돈벌이를 하곤 했는데 최근 투자했던 종목에 물리는 바람에 급전이 필요했다”면서 “직접 창구에 가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대출 받을 수 있고 심사결과도 금방 나와서 인터넷은행 대출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에서 20대 고객이 빌리고 갚지 않은 돈이 1년 사이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은 비대면으로 간단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금리가 높아 연체를 하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인터넷은행이 활성화되면서 20대 차주(대출을 받은사람) 신용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인터넷은행 3사(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의 20대 이하 비대면대출(개인신용대출) 연체금은 58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160억원)와 비교했을 때 264% 급등한 수치다.

연체율 측면에서도 20대의 연체율은 2.41%로 전 연령층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60대 이상(1.91%), 30대(1.11%), 50대(0.81%), 40대(0.79%) 순이다. 인터넷은행의 20대 연체율은 같은 기간 19개 국내 은행의 20대 평균 연체율(1.4%)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대출액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대의 대출금액 규모는 같은 기간 1조6548억원에서 2조4419억원으로 7800억원 넘게 늘었다. 은행별로 봤을 때 카카오뱅크가 6562억에서 1조692억으로 4000억원 이상 불어났고, 이어 토스뱅크가 5423억에서 9252억으로 3800억원 넘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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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인터넷은행들이 청년층에게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내준 결과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포함한 19개 국내 은행에서 20대가 신용대출한 금액은 지난 2분기 기준 7조5000억원으로 이중 인터넷은행 3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2.6%에 달한다.

인터넷은행 신용대출은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돼있다. 인터넷은행 3사의 평균 대출금리는 7.07%로 5대 시중은행의 평균 대출금리(5.88%)보다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은행 신용 대출을 중심으로 20대 차주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이하인 청년들의 가구당 평균 신용대출 잔고는 1053만원으로 전년(648만원) 대비 6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 연령층 평균 증가율이 4.4%였음을 감안했을 때 빚 증가속도가 15배 이상 빠르다. 20대는 사회초년생들로 이때 신용에 문제가 생기면 향후 금융을 이용하는데 장애가 커질 수 있다.

김 의원은 “청년층은 대출절차가 간편한 인터넷은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인터넷은행의 금리가 시중은행에 비해 낮은 것은 아니다”면서 “인터넷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심사를 철저히 하고, 청년층도 적절한 신용관리를 위해 계획적으로 대출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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