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꺼낸 삼성, 주요 계열사에도 ‘임원 주 6일제’ 확대

2024.04.17 21:40 입력 2024.04.17 21:41 수정

주말 중 하루 골라 근무하는 방식

지난해 이어 삼성전기 등에 권고

산업계 “시대 흐름 역행” 지적도

삼성그룹이 주요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주 6일제 근무를 확대한다. 사실상 ‘비상경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 임원들에게 주 6일 근무를 최근 권고했다. 토요일 또는 일요일 중 하루를 골라 근무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들 역시 조만간 임원들의 주 6일 근무를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실적이 악화하자 개발 및 지원 부서 임원들을 중심으로 주말 근무를 시행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전자 계열사들도 위기 극복을 위해 주 6일 근무에 동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그룹의 ‘맏형’ 격인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 지난해 15조원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실적이 나빠졌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환율·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것도 부담 요소다.

삼성 임원들의 주 6일 근무에 대해 일각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격화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위기까지 엄습한 만큼 임원들에게 경각심을 높이려는 차원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 내부는 물론 산업계에선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주 4일제를 도입하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삼성은 계열사들에 부장급 이하 직원들은 주 6일 근무에 절대 동원돼선 안 된다는 지침을 함께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비상경영이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될지도 주목된다. 최근 재계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임원들의 근무 강도를 높이고 있다. SK그룹은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이후 24년 만에 그룹 경영진이 참석하는 토요일 회의를 부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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