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슈거 소주’라 마셨는데…실망입니다

2024.05.01 21:12 입력 2024.05.01 21:13 수정

열량·당류, 일반 소주와 비슷…소비자 기대에 ‘배신’

건강에 관심 늘어나며 소비 증가세
일반 소주도 사실상 제로슈거 수준
알코올 도수 낮아 저열량으로 착시

제로슈거 음료는 당·열량 큰 차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술을 마실 때도 ‘제로슈거’(무설탕) 표시가 있는 소주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제로슈거 소주의 열량·당류가 일반 소주와 큰 차이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제로슈거 음료의 경우는 당과 열량이 일반 음료보다 크게 적었다.

한국소비자원은 국내에 판매 중인 제로슈거 소주 5종을 시험 검사한 결과, 당류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1일 밝혔다. 하지만 일반 소주도 당류가 100㎖당 평균 0.12g으로 낮아 제로슈거 소주로 표시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100㎖당 열량이 4㎉ 미만이거나 당류가 0.5g 미만이면 무열량이나 무당류 강조 표시를 할 수 있다.

열량 차이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제로슈거 소주의 열량은 일반 소주에 비해 2.85~13.87%(100㎖당 2.6~14.7㎉) 낮았다. 하지만 이는 당류 함량에 따른 차이가 아니라 제로슈거 소주가 일반 소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낮기 때문이라는 게 소비자원의 분석이다. 제로슈거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일반 소주보다 0.5~2.6도 낮았는데, 알코올 1g당 열량이 7㎉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소비자들 기대와는 정반대다. 소비자원이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68.6%는 제로슈거 소주가 일반 소주보다 열량이 크게 낮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음료 시장에서는 제로슈거·제로칼로리라는 이름을 붙인 음료가 일반 음료보다 열량이 낮고 당류도 적었다.

제로음료 2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일반 음료와 비교해 열량은 100㎖당 평균 39.83㎉(98.14%), 당류는 100㎖당 평균 9.89g(99.36%) 각각 낮았다. 제로음료의 당과 열량이 일반 음료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한편 소비자원은 맥주의 ‘비알코올’과 ‘무알코올’ 표기를 소비자가 혼동할 우려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식품 표시기준에는 알코올 함량이 0%일 때 무알코올(Alcohol free)로, 1% 미만일 때는 비알코올(Non-alcoholic)로 표시하도록 정해져 있다. 비알코올 음료는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0이라는 뜻으로 ‘0.0’, 무알코올 음료는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0이라는 뜻으로 ‘0.00’ 표시가 쓰인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 중 83.0%는 0.0과 0.00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 52.3%는 비알코올 표시를 알코올이 전혀 없다는 뜻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식약처를 비롯한 유관 부처와 비알코올 맥주의 0.0 표시를 빼거나 알코올 함량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방식으로 표시기준을 개선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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