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꼼수 계속될까…미국 제재에 베트남·멕시코 우회수출 2배 증가

2024.05.06 12:05 입력 2024.05.06 18:54 수정

원산지 바꿔 미 수출…무역 장벽·IRA 회피

미국, 대선 앞두고 강력 제재할 가능성 커

베트남·멕시코 진출 한국기업 ‘불똥’ 우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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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제재를 피해 베트남과 멕시코 등을 통한 우회수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과 멕시코 공장에서 상품을 제조해 원산지를 변경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다. 미국이 대선을 앞두고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중국의 우회수출에 강력한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해당 지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6일 발표한 ‘중국의 대미국 우회수출 추이 분석’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중국의 베트남·멕시코를 통한 대미 수출액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을 통한 우회수출은 2018년 15억7000만달러에서 2022년 30억2000만달러로, 멕시코를 통한 우회수출은 2018년 53억달러에서 2022년 105억5000만달러로 각각 증가했다.

특히 베트남 우회 수출은 미국의 ‘통상법 301조’를 적용한 관세부과와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이 시행된 2019년을 기점으로 크게 늘어났다. 제재 전인 2015년과 제재 후인 2022년을 비교하면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에서 정한 제재 품목인 섬유(6억1000만달러), 금속가공(3억7000만달러), 전기광학장비(3억달러) 등에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멕시코에서는 전기광학장비(17억1000달러), 펄프 및 종이제품(10억2000달러), 운송장비(7억6000달러) 등에서 증가했다. 무역협회는 미국의 대중 제재뿐만 아니라,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및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USMCA·IRA에 따라 현지 생산으로 제공되는 인센티브 혜택을 얻기 위해 비야디, 상하이자동차, 린공건설기계 등 중국 기업의 멕시코 생산기지 건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베트남·멕시코를 활용한 ‘꼼수’ 수출은 미국의 수입 동향에서도 확인됐다. 2019년 미국이 통상법 301조에 따라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인상한 결과, 해당 품목의 중국산 수입은 2017년 3209억달러에서 2023년 2335억달러로 27.2% 감소했다. 수입의존도 역시 7.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멕시코산 수입은 2873억달러에서 4430억달러로 1557억달러 증가했으며, 베트남산 수입은 연평균 12.7% 성장하며 연평균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무역협회는 대선을 앞둔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우회수출 제재를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미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 철강 기업의 멕시코 경유 미국 수출을 제재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중국의 꼼수 계속될까…미국 제재에 베트남·멕시코 우회수출 2배 증가

김나율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베트남과 멕시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해당 제재로 인한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중국 우회수출이 증가한 품목과 관련된 미국의 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생산 공정에 투입하는 중간재의 미국 수입 기준 충족 여부를 검토하고 관련 입증 자료를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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