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소 미세먼지 1위는 삼천포5호기…배출량 20배 넘게 차이나는 이유는

2018.05.30 13:40 입력 2018.05.30 14:12 수정

[배문규의 에코와치]석탄화력발전소 미세먼지 1위는 삼천포5호기…배출량 20배 넘게 차이나는 이유는

국내발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같은 전기를 생산하면서도 미세먼지 배출량은 20배 넘게 차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발전량 대비 미세먼지(PM2.5) 배출량 자료를 보면 삼천포화력 5호기의 미세먼지 단위배출량(㎏/MWh)은 0.498로, 가장 낮은 삼척그린파워 2호기 단위배출량 0.028의 22배에 달했다. 삼천포5호기는 지난해 전력 411만63MWh를 생산하면서 미세먼지 2047t을 뿜어냈다. 반면 전력 243만2191MWh를 생산한 삼척그린 2호기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약 57t정도였다. 삼척그린 2호기가 전기 1MWh를 생산할 때 0.028㎏의 미세먼지를 배출했다면, 삼천포5호기는 0.498㎏를 배출했다는 의미다.

단위배출량 기준으로 삼천포 5호기에 이어 삼천포 6호기(0.463), 호남화력 2호기(0.370), 동해화력 1호기(0.333) 등이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했다. 미세먼지를 적게 배출한 곳은 삼척그린 2호기 다음으로 신보령화력 2호기(0.028), 영흥화력 6호기(0.032) 등이었다.

전체 석탄화력발전소 61기에서 배출한 미세먼지 2만6657t 중에서 44.9%인 1만1970t이 충남지역에서 배출됐다. 수도권과 가까운 충남 서해안일대에는 전국 석탄발전소의 절반인 32기가 밀집되어 있다. 석탄발전소가 14기 있는 경남지역에서는 전체의 36.2%인 9662t의 미세먼지를 배출했다.

같은 석탄화력발전소인데도 미세먼지 배출량이 크게 차이나는 것은 미세먼지 방지시설의 설치 여부 때문이다. 최근에 지어진 삼척그린 2호기는 촉매반응시설과 전기집진시설, 탈황시설 등을 갖춰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미세먼지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삼천포 5·6호기의 경우 전기집진시설만 갖추고 있다. 삼천포5·6호기는 미세먼지 논란이 커지면서 뒤늦게 방지시설 설치를 준비하고 있지만, 2020년에나 설치가 완료된다.

정부가 미세먼지 관리대책으로 시행하는 봄철 노후 석탄발전소 일시 가동중단(셧다운)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배출량’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봄철(3~6월)에는 노후 화력발전소7기 중에서 영동2호기, 보령1·2호기, 삼천포1·2호기의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발전소는 미세먼지 배출량으로 보면 영동2호기 134t, 보령1호기 532t, 보령2호기 487t, 삼천포1호기 487t, 삼천포2호기 524t으로 상대적으로 절대량 자체는 많지 않다.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서해안 석탄화력발전소들은 대부분이 제외됐다. 셧다운 대상을 30년 이상 노후 발전소라는 연식으로만 따졌기 때문이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장은 “단순히 ‘노후’ 발전소를 대상으로 할게 아니라 실제 발전량이나 미세먼지배출량을 고려해야 맞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가동중인 노후발전소 7기는 2022년까지 폐지가 예정되어있는데 나머지 석탄발전소에 대해선 어떻게 할지 장기적인 로드맵이 부재한 상황”이라면서 “석탄화력발전은 환경개선설비에다 사회환경비용까지 고려하면 결코 저렴한 발전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노후석탄발전소 봄철 셧다운과 조기 폐쇄 등 기존 대책 외에 출력제한 등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새로운 보완대책에 따라 내년 봄철 석탄발전 미세먼지 배출량이 작년 대비 최대 43%까지 감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탈석탄’의 상징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문제는 석탄발전 자체는 계속 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단체에서는 공정률이 낮은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신창현 의원은 “미세먼지 배출량이 2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석탄발전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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