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숲, 도심 공기 속 미세플라스틱도 차단한다

2021.10.04 10:01 입력 2021.10.04 16:27 수정

서울 관악구 지역의 도시숲.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서울 관악구 지역의 도시숲.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대도시 녹지지역(도시숲)의 대기 중에 섞여 있는 미세플라스틱 수가 도심지역에 비해 훨씬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 및 폭염 저감 효과가 있는 도시숲이 공기 속 미세플라스틱 차단 역할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서울대 환경대학원·세스코와 함께 서울 도심지역과 도시숲 지역의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수를 비교·분석한 결과, 녹지 비율이 높은 도시숲 지역의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서울로7017, 청량리교통섬, 홍릉숲 등 서울시내 3곳의 공기를 포집해 미세플라스틱(양털 굵기 정도의 직경 20㎛이상) 양(입자 수)과 수를 분석했다. 이들 지역의 녹지비율(측정지점 직경 2㎞ 이내 산림·초지 비율)은 서울로7017가 9.9%로 가장 적고, 청량리교통섬은 10.9%, 홍릉숲 40.2%였다. 도심과 도시숲이 있는 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 양과 성분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에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입자 수는 도심인 서울로7017가 1㎥당 1.21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청량리교통섬 1.09개, 홍릉숲 0.79개였다. 녹지비율이 가장 낮은 서울로7017 지역의 미세플라스틱 입자 수가 도시숲인 홍릉숲에 비해 53.2% 많은 것이다. 연구팀은 “미세먼지 및 폭염저감 효과가 높은 것으로 이미 확인된 도시숲이 미세플라스틱도 차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번에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중에는 폴리프로필렌(PP)이 59%로 가장 많았다. PP는 일회용기와 합성섬유 등에 많이 사용되는 재질이다. 이밖에 폴리에스테르(12%), 폴리에틸렌(7%), 폴리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7%) 등도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에 포함돼 있었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플라스틱의 물리적 마모와 광분해 과정을 통해 대기 중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간 미세플라스틱 연구는 해양 분야에서 주로 이뤄졌으나 이번 연구는 도심과 도시숲의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을 비교·분석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대규모 도시의 도시숲에서 측정한 것은 세계 최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는 “플라스틱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새로운 대기오염물질로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결과가 시사한다”며 “앞으로 숲과 도심 속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한 범부처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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