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조루男?

2009.07.29 17:35 입력 2009.07.29 17:41 수정
장형순 헬스경향기자

성인 남성 27% ‘그렇다’ 자가진단

세계 첫 먹는 치료제, 유럽서 시판

[건강]혹시 나도 조루男?

지난해 8월 대한남성과학회가 국내 성인 남성 2037명을 대상으로 조루 유병률 관련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560명(27.5%)이 자신 스스로를 조루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스스로의 판단에 맡겼을 경우, 국내 남성들 3명 중 1명가량이 조루인 셈인데, 이들은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성관계 시간이 5분 이하이면 조루로 여기는 경향을 보였다. 그렇다면 과연 성관계 시간이 5분 이하이면 모두 조루일까. 그렇진 않다. 조루증으로 진단하는 데는 시간만이 절대 지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성의학회는 2008년 조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즉 △항상 또는 거의 항상 질 내 삽입 후 1분 이내에 사정이 일어나고 △항상 또는 거의 항상 질 내 삽입 후 사정을 지연시킬 수 있는 능역이 없으며 △우울함, 귀찮음, 좌절 그리고/또는 성관계 회피 등 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특징을 지닌 남성의 성적장애라고. 결론적으로 사정까지의 짧은 시간, 부족한 사정 조절능력,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과 심한 스트레스가 나타나야 ‘조루’로 진단된다는 것이다.

조루가 당사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예상외로 매우 크다. 성적인 자신감이나 만족감, 자존심의 감소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불안감, 당혹감, 우울함과 함께 심각한 스트레스를 안겨주며, 타인과의 관계 유지 및 새로운 관계 형성에도 큰 어려움을 가져다준다. 여기에 조루 남성은 조루가 아닌 남성에 비해 건강면에서도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체중, 콜레스테롤 수치, 고혈압, 발기부전, 낮은 성욕 등의 항목에서 조루 남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파트너와의 관계에서도 친밀감이 떨어지고 상호 간에 스트레스로 작용하며, 심지어 여성의 성기능 장애를 초래하거나 이혼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조루는 남성의 다양한 삶의 질 영역에 악영향을 주는, 명백한 질환인 것이다.

지금까지 조루에 대해 민간요법, 행동요법, 국소마취제(국소도포제), 마취 콘돔, 음경배부신경차단술 등이 시도됐다. 그러나 이들 방법들은 대부분 성기의 과민한 감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켜 사정을 지연시키는 원리로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효과만이 있을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초로 먹는 조루치료제가 허가돼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최근 스웨덴, 핀란드, 오스트리아, 독일 등의 유럽 국가에서 허가된 ‘다폭세틴(제품명 프릴리지)’이 그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 등에서도 시판 허가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폭세틴은 신경전달물질 중 사정중추 내 세로토닌이라는 특정한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켜 사정시간을 지연시킴으로써 조루의 근본원인을 해결해 증상을 개선해준다. 전 세계에 걸쳐 6000명 이상의 조루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다양한 임상실험을 진행했고 한국에서도 450여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그 결과, 다폭세틴은 성관계 시 사정까지의 시간이 평균적으로 3~4배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평균 0.9분이었던 환자들의 사정시간이 다폭세틴 60㎎ 복용 후 3.5분으로 3.8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적으로는 당초 사정시간이 1분 미만이었던 환자는 복용 후 4~4.6배, 1분 이상의 환자는 3~3.3배 증가했다. 또한 사정 조절능력도 크게 향상됐으며 조루에 의해 발생하는 부정적 영향(스트레스, 대인관계 어려움, 성관계 만족감, 파트너의 만족감)도 만족할 정도로 향상됐다. 다폭세틴은 국내에선 최근 한국얀센이 식약청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아 9~10월쯤 시판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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